[생생칼럼] 주사 맞은 뒤 누를까, 문지를까

입력 2014-05-10 07:00  

알아야 건강, 이것이 궁금하다

설명숙 < 명지병원 수간호사 >



누구나 1년에 한 번 이상 아파서, 혹은 건강검진을 위해 주사를 맞거나 피를 뽑는다. 그런데 주사 후 의료진의 지시를 듣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사 놓는 부위, 주사약 성분에 따라 주사 부위를 문질러야 할지 꽉 눌러야 할지 다르다. 손을 전혀 대지 않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주사의 특성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주사 부위를 누르거나 방치하면 문제가 생긴다. 단순히 피멍이 드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피부가 괴사되거나 저혈당이 오는 경우도 있다. 주사 종류별로 올바른 사후 관리법이 다르다.

정맥주사는 주사 맞은 뒤에 1분 이상 눌러주는 것이 좋다. 피를 뽑거나 수액 주사를 맞을 때는 피부층 중 진피에 있는 정맥 혈관에 바늘을 꽂는다. 그래서 주삿바늘을 뺄 때는 1분 이상 꽉 눌러줘야 한다.

정맥은 혈관섬유조직으로 이뤄졌는데, 주삿바늘로 뚫린 구멍이 피떡에 의해 다시 막히는데 1~9분이 걸린다. 막히기 전에 꽉 누르지 않거나 주사 부위를 문지르면 혈액이 빠져나와 표피와 진피 사이에 고여 붓고 멍이 든다.

항암제·항생제·칼슘제처럼 피부 자극이 심한 약을 정맥주사할 경우 압박을 제대로 안해 약이 피부층으로 새어 나오면 정맥염·피부 괴사도 생길 수 있다.

엉덩이·허벅지·팔뚝 같은 큰 근육에 항생제·소염진통제를 주사할 경우에는 충분히 문질러야 한다. 그래야 약물이 근육 한 곳에 몰려 있지 않고 주변 모세혈관을 통해 체내에 잘 흡수돼 주사 부위 통증이 적다.

보톡스(보툴리눔 톡신)를 근육주사로 맞은 뒤에는 절대 문지르면 안된다. 마사지 때문에 보툴리눔 독소가 다른 부위로 퍼지면 보툴리눔 중독(근육의 신경신호 전달이 차단돼 마비·호흡곤란·사망 초래)이 생길 수 있다.

복부·허벅지·팔뚝의 피하지방(진피와 근육 사이)에 주사하는 피하주사는 약물에 따라 문지를 때와 문지르지 말아야 할 때가 다르다. 예방주사를 맞은 뒤에는 몇 초간 살짝 눌러줘야 백신의 이상반응 위험이 준다.

당뇨병 때문에 인슐린을 맞을 때는 문지르면 안된다. 인슐린이 빨리 흡수돼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 제제나 여성호르몬 제제 주사를 맞을 때도 마사지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근육 사이의 깊숙한 동맥에 주사기를 찔러 넣어 혈액에 얼마나 산소가 많이 포함돼 있는지를 검사할 때 동맥에 주사를 놓는다.

동맥은 정맥보다 압력이 세기 때문에 2분 이상, 정맥주사보다 세게 압박해야 한다. 동맥을 뚫은 주삿바늘 구멍으로 혈액이 많이 빠져나오면 혈종이 생겨서 통증·마비가 생길 수 있다.

설명숙 < 명지병원 수간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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