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OS, 자바 베껴"
항소법원, 원심 파기환송
[ 안정락 기자 ] 미국 항소법원이 오라클과 구글의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소송에서 “프로그램에도 저작권에 따른 보호를 인정할 수 있다”며 원고 오라클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특허’로 보호받을 수는 있으나 ‘저작권’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피고 구글 측 주장과 달리 보호 범위를 넓게 인정한 것이어서 정보기술(IT)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9일 오라클-구글 소송에 대해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항소법원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으로 파기환송하고 다시 재판을 열도록 명했다.
캐슬린 오맬리 판사는 결정문에서 “원하는 작업을 컴퓨터가 수행하도록 지시하기 위한 명령어의 집합에는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표현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는 “대법원이나 의회가 달리 말하지 않는 한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도 저작권 보호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오라클의 자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가 저작권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오라클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만들면서 자바 API 37종의 구조와 순서, 조직을 베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2010년 10억달러(약 1조2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앞서 1심 재판을 맡았던 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은 “자바 API에 대해 저작권 보호를 인정할 수 없다”는 구글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이번 항소법원 결정에 따라 이를 뒤집고 다시 재판해야 한다.
파기환송심에서는 구글의 행위가 저작권법상의 ‘공정 사용(fair use)’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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