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한(恨)과 삶의 고뇌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스페인 화가 리타 카벨뤼(Lita Cabellut)의 작품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응어리와 상처를 담은 원작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협업(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디자인했습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12일 서울 논현동 오페라갤러리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페인 중견작가 리타 카벨뤼와의 협업 컬렉션에 대해 "직접적인 대화 없이 작품을 통해 정신적인 교감이 이뤄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페라갤러리 서울은 리타 카벨뤼의 국내 첫 개인전을 기념해 이상봉 디자이너의 협업 컬렉션을 추진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카벨뤼의 작품 '에덴과 코스모스의 정원(The Garden of Eden and Cosmos)' 무늬 천을 이용해 특유의 감성이 담긴 스타일의 의상 7벌을 선보였다.
통상적으로 패션디자이너와 화가 등의 협업에는 1~2년가량이 걸리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7주만에 마쳤다. 이상봉 디자이너와 카벨뤼 측은 서로의 작품과 배경사항 등 만으로도 교감이 잘 이뤄져 성공적으로 프로젝트가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카벨뤼는 "아동 학대 방지 기금 모금을 위한 작품을 원단 패턴으로 만들어 이상봉 디자이너에게 보냈다"며 "별도의 작품 설명이 없었지만 원래 의도가 (옷에) 충분히 잘 반영됐고, 이를 한 단계 승화시키는 의상 디자인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는 단순히 옷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상을 옷에 담아줘야 한다"며 "세상을 많이 보려고 하는 디자이너로서 협업은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객선 세월호 참사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픔을 아름답게 승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번 리타 카벨뤼 전시 '더 스타캐쳐스(The Starcatchers)'는 5월14일부터 6월22일까지 진행된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품들도 카벨뤼의 작품과 함께 전시된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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