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11조 몰리고…비과세 물가채 인기
삼성SDS 등 '대어' 등장에 공모주시장도 훈풍
[ 박신영/김일규 기자 ]
정기예금, 물가연동국채, 공모주. 지난해까지 한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으나 올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는 ‘3종 세트’다. 정기예금은 낮은 금리에도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 불안 탓에 안전성이 부각됐다. 물가연동국채는 낮은 금리 탓에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기다.
한동안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시장도 최근 청약을 마친 BGF리테일을 계기로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공모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정기예금 올들어 11조원 늘어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정기예금 잔액(은행·정부·비거주자예금 제외 기준)은 4월 말 기준 555조2000억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 11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저금리 추세 때문에 2012년께부터 계속해서 줄었다. 2012년 말 556조4000억원이던 잔액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작년 말에는 544조1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로 추락했는데도 돈이 몰리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언제 올릴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정기예금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정기예금 확보 노력도 한몫했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수신기반 확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시 보자…물가채, 공모주
지난해 낮은 물가상승률(1.3%) 탓에 맥을 못 춘 물가연동국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가 올라가는 만큼 원금이 늘어나는 상품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인기를 얻지 못했다. 2013년 물가상승률이 1.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물가연동국채의 선전에 대해 이영아 기업은행 PB과장은 “한국은행이 2.1%로 예상하는 등 올해 물가상승률이 예년보다 높을 것이란 점이 주목도가 높아진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도 올 들어 시중금리가 추가 하락하며 채권값이 전반적으로 오른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발행분까지만 원금 상승분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비과세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물가연동국채 가격은 2011년 6월 발행물량(11-4) 기준으로 1월 1만128원에서 이달 들어 1만618원으로 4.8% 상승했다. 물가연동국채 중에서도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물가연동국채 발행 잔액은 지난해 말 8조1061억원에서 4월 말 8조2872억원으로 1811억원(2.2%) 늘었다.
한동안 주춤했던 IPO 시장이 최근 공모주 청약을 마무리한 BGF리테일과 연내 상장계획을 밝힌 삼성SDS 등 ‘대어(大魚)’의 가세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공모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수익률이 꾸준한 일부 공모형 공모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뚜렷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공모형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2월 말 7370억원에서 지난 9일 7469억원으로 두 달여 만에 100억원가량 늘었다.
박신영/김일규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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