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최고가는 PBR 1.8배..부담스럽다"
이 기사는 05월13일(05: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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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계 4위 LIG손보 인수전의 최종 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유력 인수후보들이 '신중 모드'에 들어가면서 좀처럼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일부 후보들의 불참 가능성마저 점쳐지면서 인수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동양생명 롯데손보 MB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중국 푸싱그룹 등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오른 6개 인수후보는 이번주까지 실사를 마치고 오는 19일 본입찰에 제시할 인수가격을 확정한다. 현재까지는 지난 3월28일 예비입찰에서 6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자베즈파트너스외에 동양생명과 롯데손보가 3파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와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를 등에 업은 자베즈파트너스를 제외하면 후보들의 인수의지가 인수전 초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게 거래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증언이다.
동양생명은 '자산총액(특별계정 등 제외)의 3% 이내'로 제한한 보험업법의 자회사출자한도에 발목을 잡혔다. 이를 감안할 때 동양생명이 쏟아부을 수 있는 실탄은 4000억원 초반대로 풀이된다. 동양생명은 대주주인 보고펀드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본입찰까지 펀드투자자(LP)들의 투자약정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미지수여서 전폭적인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기대와 달리 동양생명과의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데다 전략적투자자(SI·동양생명)와 재무적투자자(FI·보고펀드)의 입장 차가 크다"며 "예비입찰에는 최고 5000억원 초중반대를 제시했지만 본입찰에선 이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M&A 경험과 자금력, 인수의지를 종합해 볼 때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는 롯데손보는 잇딴 악재가 걸림돌이다. 롯데카드 고객정보유출 사태와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 구속 등 악재가 겹친 롯데그룹이 공격적으로 M&A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08년 롯데손보의 전신인 대한화재를 주가순자산비율(PBR)의 5배에 달하는 고가에 인수한 전력과 LIG손보 노조가 롯데손보의 인수에 반발하는 점도 부담스럽다. 웅진코웨이와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인수전에서 보듯 롯데그룹이 유통회사 이외의 M&A에서는 적극적이지 않았던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한 KB금융지주는 이사회의 견제를 뚫고 예비입찰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며 지난해 ING생명 인수전을 중도포기했던 중국 푸싱그룹과 최근 들어 가격평가에 신중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MBK파트너스도 인수의지가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의 열기가 시들해지면서 인수가격 역시 예비입찰만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예비입찰 최고가로 알려진 6000억원은 주당 5만원, LIG손보 PRB의 1.8배다. 현재 LIG손보의 주가가 PBR의 1.1배, 업계 상위권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가 1.2~1.4배에 거래되는데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란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LIG손보의 자본확충에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6000억원은 지나치다"면서도 "ADT캡스 인수전처럼 막판 깜짝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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