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자살보험금 약관대로 더 줘야"

ING 종합검사 후 제재 결정
생보사들 5000억 추가부담


[ 김은정 기자 ] 생명보험사들이 최대 5000억원가량의 자살보험금을 추가로 지급할 전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초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건’에 대한 제재안을 의결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ING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과정에서 종신보험의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한 뒤 2년이 지나 자살한 가입자 90여명에 대해 200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재로 ING생명이 자살한 가입자들에게 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면 이를 근거로 다른 생보사들도 따르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그동안 생보사들은 재해사망특약과 관련, “자살은 재해가 아니다”라며 재해 사망보험금이 아닌 일반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아예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재해 사망보험금이 일반 사망보험금에 비해 2~3배 많다.

생명보험의 경우 보험에 가입한 지 2년을 넘긴 가입자가 자살하면 일반 사망으로 보고 일반 사망보험금을 준다. 그러나 2010년 4월 생보사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표준약관 개정 이전에 계약한 보험이 문제가 됐다. 이전 표준약관은 자살했을 때 지급하는 사망보험금 종류를 명확하게 적시하지 않았다. 표준약관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사망 때만 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 자살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돼 있다. 여기서 ‘그렇지 않다’는 문구가 혼선을 빚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