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이해가 안가.'
'뭐가?'
'밴드게임. 해봤는데 구조가 잘 이해가 안가. 뭐가 좋은 건지, 카카오톡과 어떻게 다른지, 서비스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잘 모르겠어.'</p> <p>
그래서 출시한 지 이틀만인 5월 14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캠프모바일 사옥을 찾아갔다. 이람 대표와 박종만 대표는 환한 웃음으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며 반갑게 기자들을 맞이했다.</p> <p>어렵게 만난 자리인 만큼, 밴드 게임을 출시하게 된 배경부터 어떤 시스템인지, 무심사와 오픈 마켓을 통한 높은 자유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밴드의 소셜그래프를 게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p> <p>■ '게임과 모임이 결합되면 어떨지 상상에서 시작해, 지스타에서 결실'</p> <p>밴드 게임이 처음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지스타 때부터다. 박종만 대표는 '전부터 게임에 대한 생각은 있었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부산에 내려가 지스타 전시장을 둘러볼 때였다. 바로 호텔에서 직원들과 함께 모여 밴드에서 게임을 어떻게 서비스할지에 대해 토론을 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약 6개월간 쉬지않고 달려왔다'고 이야기했다.</p> <p>밴드는 흔히 폐쇄형 SNS, 지인기반 SNS, 모임 서비스라 이야기한다. 이람 대표는 '단순히 밴드의 이용자수를 가지고 게임 플랫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기보다, 모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게임과 모임이 결합되면 재밌는 일이 일어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유저들이 게임을 하며 재밌어진다면, 모임 서비스의 가치에 완전히 부합하는 일이다. 따라서 서비스적으로도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p> <p>그래서 5월 12일부터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밴드게임은 아직 이틀밖에 되지 않은 꼬꼬마로 사람으로 치면 막 눈도 간신히 뜨는 상태다. 박종만 대표는 '직원들이 정확한 숫자를 알려주지 않아 구체적으로는 모르겠다. 다만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라는 기준이 있었는데, 나쁘지 않다.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밴드는 도전에 익숙하다'고 소감을 전했다.</p> <p>■ '밴드게임은 최소한의 간섭을 하는 오픈마켓'</p> <p>
밴드게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게임사들은 for Kakao가 아닌 with BAND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다. with(함께)의 의미를 강조하기라도 하듯, 밴드 게임은 다른 플랫폼과 다른 몇 가지 차이점을 갖는다.</p> <p>먼저 1차와 2차 라인업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임이 무심사로 입점될 수 있다는 것. 박 대표는 '밴드가 게임사에 제공하는 것은 소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드린다. 무심사라고 하더라도 불법이나 음란물은 아닌지 검사는 시행한다. 다만 게임에 대한 런칭 시점을 게임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즉 우리는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지, 게임성을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했다.</p> <p>이는 여타 다른 플랫폼보다는 오픈 마켓에 가까운 속성을 가지고 있다. 최소한의 개입으로 게임사는 유저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무한 경쟁을 해야 한다.</p> <p>박 대표는 '오픈마켓 역시 판매자끼리 경쟁하고, 사용자는 선택을 한다. 이 중 좋은 평을 받는 것은 위로 올라오게 된다. 물건에 관련된 것들은 사용자와 판매자가 제일 잘 알 듯, 우리는 게임성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그저 공정한 기회만을 제공할 뿐이다'고 설명했다.</p> <p>하지만 이런 오픈 마켓을 바라보는 게임사의 시선이 밝지만은 않다. 오픈마켓이라는 점을 이용해 질 낮은 게임들이 무분별하게 유입될 수 있다는 걱정스러운 시선도 있었다. 또한 플랫폼의 역할은 단순히 공간을 빌려주는 것만은 아니다. 유저들에게 재밌는 게임을 추천하고, 좋은 게임을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큐레이터의 역할도 해야 한다.</p> <p>
박 대표는'밴드는 최소한의 개입은 한다. 성적이 괜찮은 게임이 나오면 그 게임에 대한 마케팅을 돕고, 먼저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회 등을 제공한다. 유저들 역시 재밌는 게임을 선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500만원의 입점료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차감하는 형태이다. 준비되지 않은 게임은 오히려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p> <p>마케팅적 측면에서 게임사가 구매할 수 있는 광고 상품은 없는지 묻자, 이람 대표는 '물론 광고를 원하는 게임사에게 공간을 줄 예정이다. 하지만 광고 상품을 선택할 때,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 곳에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체적인 광고는 유저들의 평가를 통해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고 말했다.</p> <p>그렇다면 밴드가 말하는 좋은 게임이란 무엇을 뜻할까? 단순히 다운로드가 많거나 매출이 높은 게임을 말하는 것일까? 박종만 대표는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유저의 잔존율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알고 있다. 따라서 다운로드, 매출과 함께 잔존율까지 세 가지가 기준이 될 것. 지금 단계에서는 물론 매출보다는 다운로드와 잔존율이다'고 말했다.</p> <p>■ '밴드만의 독특한 소셜그래프는 그룹별로 제공된다는 것'</p> <p>밴드의 소셜그래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밴드는 독특한 SNS다. 기본적으로 소통의 욕구가 충만한 10~20대의 분포보다 30~50대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학교 동창을 만날 수 있는 강점을 가진 SNS인 만큼, 다소 높은 연령층과 학교 동창을 기반으로 한 진한(?) 소속감을 담은 SNS의 소셜그래프를 게임에 어떻게 결합시킬 수 있을까?</p> <p>
'밴드 속 소셜그래프의 특징은 그룹별로 제공된다는 것이다. 내가 학교 선생님, 고모, 누나 친구 중 몇 등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 반에서, 내 친구들 사이에서 몇 등인지가 중요하다. 또한 커뮤니티가 바로 생성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는 길드를 필요로 하는 미드코어 장르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은 게임성 자체도 중요하지만, 게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p> <p>밴드게임의 1차 라인업의 경우 캐주얼 게임이 중점적으로 들어갔지만, 2차 라인업에서는 미드코어 장르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p> <p>더불어 연령층이 높다는 것은 수익성 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저변확대의 측면에서는 젊은 층을 끌어올 필요가 있다. 박 대표는 '밴드가 30~40대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활발한 유저는 젊은층이다. 먼저 고객들이 자주 오는 필수 플랫폼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유저들은 게임 추천 포스팅을 통해 게임에 대해 잘 알 수 있고, 나중엔 경쟁적 요소도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카카오톡에 비하면 아직 성장 중인 플랫폼이다'고 전했다.</p> <p>■ '20%의 수수료, 서버 공유 등 카카오와 다른 정책'</p> <p>밴드게임을 이야기하면서, 카카오톡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밴드게임의 경우, 카카오톡과는 다르게 기존에 출시한 게임이라도 서버를 따로 만들 필요 없이 공유할 수 있다. 이에 '서버 이슈를 정책적으로 막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건 게임사의 선택에 맡겼다'고 이야기했다.</p> <p>iOS와 안드로이드 동시 출시에 대한 부분도 카카오톡과 다르다. 물론 최근 카카오톡이 정책을 바꿔 iOS 출시를 늦출 수 있지만, 얼마 전까지는 두 버전 모두 동시에 출시해야 했다. 이 역시도 '우리가 관여하면 안된다. 게임사가 판단하는 것이 옳다. 글로벌 생각이 있다면 자체적으로 iOS에 대한 고려를 할 것이다. 게임사가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면 이런 요구도 가능하겠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p> <p>수수료에 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플랫폼 수수료는 30%였다. 카카오톡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21%를 가져가는 것이지만,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가져가는 30%를 제외한 나머지 70%에서 30%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밴드게임의 경우, 구글과 앱스토어의 30%를 제외한 70%에서 2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즉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한다. 여기에 네이버 앱스토어를 이용할 경우, 전체 수수료는 36%로 낮아진다.</p> <p>
박 대표는 수수료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사이즈를 가진 회사조차도 수익에 관련된 고민이 있다는 것을 듣고 놀랐다. 일반적인 오픈마켓에서 수수료는 8~12%이다. 플랫폼의 역할은 다운로드와 소셜그래프 제공이다. 각각 10%씩 총 20%를 받으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p> <p>수수료에 대한 이슈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1년이 지난 게임에 대해서는 플랫폼 수익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를 게임인 재단에 기부한다. 이람 대표는 '일년 후에도 우리가 20%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다. 일년이나 생존한 게임은 플랫폼이라기보다 게임 스스로가 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15%로 낮추고, 이 5%를 기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p> <p>1차 라인업이 공개된 밴드게임은 5월 26일 2차 라인업을 공개한다. 그 뒤로 약 2주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오픈마켓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올해 몇 종의 게임이 출시될 것이라 예상하는지 묻자, 박 대표는 '현재 밴드에 API를 신청한 곳이 100개가 넘는다. 아마 올해 안에 적어도 100개 이상의 게임이 출시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p> <p>
마지막으로 2014년이 약 절반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밴드게임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p> <p>'매출 목표는 아직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밴드게임을 이용할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금년에 카카오를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게임사와 유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매우 크다. 우리는 걸음마를 떼는 중이다. 앞으로 넘어질 일도 생기겠지만 좌절하지 않겠다는 도전정신을 갖겠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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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게임. 해봤는데 구조가 잘 이해가 안가. 뭐가 좋은 건지, 카카오톡과 어떻게 다른지, 서비스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잘 모르겠어.'</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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