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큐반 HD영상전문TV 네트워크업체 HDNet CEO, 무일푼에서 억만장자로 변신

입력 2014-05-16 07:00  

은행원 → SW판매 → HD넷 운영
꼴찌 농구단 인수해 우승일궈

20代에 백만장자
"열심히 일하고 즐길때 성공"
아버지 조언을 좌우명 삼아
은행원 접고 SW사업 대박

끊임없이 새 분야 창업
1995년 브로드캐스트닷컴 창업
야후에 17억달러 받고 매각
미디어사업에 관심, HDTV 설립

실패를 두려워 말라
꼴찌 농구단 '매버릭스' 인수
과감한 투자·팬 서비스·홍보
구단가치 10배 뛴 28억달러로



[ 김순신 기자 ]
미국 프로농구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수많은 스타트업을 성공시킨 창업자, 25억달러의 재산이 있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459번째 부자. 언뜻 보면 상관없어 보이는 수식어들은 한 사람을 가리킨다. 세계 최초 고화질(HD) 영상 전문 TV 네트워크 업체인 HDNet의 마크 큐반 최고경영자(CEO)다.

큐반 CEO는 평생을 창업가로 살았다. 그가 경험한 직업은 바텐더에서 프로 농구구단 구단주까지 다양하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직업을 찾았고 성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큐반 CEO가 사업가 기질을 처음 발휘한 것은 12세 때다. 그는 필요한 물건을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사는 방법을 궁리했다. 쓰레기 봉지를 팔았고, 번 돈으로 비싼 농구화 한 켤레를 샀다. 그는 이후 40여년 동안 많은 기업을 창업했고 직업을 바꿔왔다. 큐반 CEO는 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무일푼에서 억만장자로

큐반 CEO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자동차 수리로 생계를 꾸려가는 유대계 노동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그는 성실하고 가족을 아끼는 아버지를 존경했다. 큐반의 아버지는 언제나 “지식만 갖고는 성공할 수 없다”며 “일을 열심히 하고 진정으로 즐길 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버지의 조언은 큐반 CEO의 좌우명이 됐다.

그는 인디애나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81년 졸업 후 은행에 취직했지만 업무가 따분하게만 느껴졌다. 그는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였던 컴퓨터를 배우고 싶었다. 그는 컴퓨터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앞으로 이 분야가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과감히 은행을 그만두고 소프트웨어 판매원으로 컴퓨터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큐반 CEO는 소프트웨어 영업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그를 믿고 계약하는 고객들이 늘어났고 컴퓨터에 대한 지식과 경험도 풍부해졌다. 그는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다. 사무실 컴퓨터 등 아무 것도 준비 되지 않았지만, 컴퓨터 소프트웨어 판매업체 마이크로솔루션스를 창업했다.

낮에는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영업을 했고 밤마다 집에 소프트웨어 매뉴얼을 가져와 읽었다. 절실한 노력의 결과 사업은 계속 성장했다. 그는 1990년 마이크로솔루션스를 600만달러에 매각했다. 큐반은 이때 200만달러를 챙겨 20대의 나이에 백만장자에 올랐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새로운 분야를 찾아 창업을 계속했다. 1995년에는 TV와 라디오에서 중계하는 대학농구 게임을 인터넷으로 보여주는 업체인 ‘오디오넷’을 세웠다. 이것이 브로드캐스트닷컴의 모체다. 브로드캐스트닷컴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기업 열풍을 타고 고속성장을 했다. 큐반은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업체 브로드캐스트닷컴을 1999년 57억달러(약 6조원)에 인터넷 검색업체 야후에 넘겨 17억달러(약 1조7500억원)를 벌었다. 변변한 사무실 하나 없던 큐반 CEO가 불과 18년 만에 억만장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큐반이 또다시 눈을 돌린 곳은 미디어 산업이었다. 고화질(HD) TV의 잠재력에 일찌감치 눈 뜬 그는 2001년 1억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해 세계 최초의 HD 전용 TV 채널인 HD넷을 설립했다. 방송에 적합한 콘텐츠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HD 기술은 첨단기술인 반면 대다수 방송국들은 이전 기술로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그는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고화질로 현장감을 전달할 수 있는 농구 등 스포츠에 투자를 결정했다.

○만년 꼴찌팀을 우승팀으로

어린시절부터 농구광이기도 했던 큐반은 2000년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가장 인기 없는 꼴찌 농구단 댈러스 매버릭스를 2억8500만달러에 인수했다. 미식축구의 도시 댈러스에서 농구팀인 매버릭스의 인기는 형편없었다.

하지만 그가 구단을 매입한 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과감한 투자와 소통을 통해 구단을 바꿔나갔다. 막대한 시설투자를 하고 ‘리바운드 왕’ 데니스 로드먼 영입을 위해선 자신의 집을 내주기도 했다. 매버릭스의 클럽하우스는 지금도 미국의 모든 스포츠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큐반 CEO는 또 관중과의 소통을 통해 골수팬들을 만들어 갔다. 그는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거의 매번 매버릭스 경기장을 찾는다. 스스럼 없이 팬들과 어울리며 일반석에 앉아 함께 경기를 본다. 사진을 찍어주고 사인을 하는 등 팬서비스에도 최선을 다한다. 결승전 등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는 선수들과 함께 벤치에 앉아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곤 했다.

2006년 매버릭스가 결승전에 진출했을 땐 2만여명의 팬에게 300만달러에 가까운 왕복비행기 표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심판의 편파판정이 발생할 때마다 직설적으로 심판과 사무국을 비판했다. 벌금을 물 정도의 과도한 발언이었지만, 의도적으로 이슈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었다. 지난 14년간 그가 낸 벌금은 200만달러가 넘는다.

꼴찌 팀을 인수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경영면에서도 큰 성공을 이뤄냈다. 큐반이 구단을 사들인 이후 매버릭스는 13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2011년에는 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구단 가치는 매입 때보다 10배가 뛴 28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백 번 실패해도 한 번 성공이면 역전”

그는 블로그나 메일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긴다. 소통을 통해 사람들이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도움을 주기도 한다. 클라우딩 저장 서비스 업체 ‘박스(Box)’의 창업자 아론 레비도 큐반의 도움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창업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이 그에게 성공비결을 물어온다. 큐반은 우선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것을 조언한다. 그는 “새로운 직업을 가질 때마다 모든 경험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성공의 비밀은 자신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실패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큐반은 “야구에서 타율이 4할인 타자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하지만 사업에서는 딱 한 번만 성공하면 된다. 삼진을 아무리 많이 당해도 상관없다. 한 번의 성공으로 평생을 살 준비를 마치게 되는 것, 그게 비즈니스 세계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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