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밀워키서 날아온 초·중·고 30여명의 편지, "세월호 아픔 함께합니다…용기와 희망 잃지 마세요"

입력 2014-05-16 20:56   수정 2014-05-17 07:41

케빈 코플린 미국 AIM 사장
거래처인 에이스기계에 전달



[ 김낙훈 기자 ] ‘크나큰 슬픔을 당한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미국에 있는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이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부디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마세요.’

미국 밀워키 지역의 초·중·고교생 30여명이 세월호 사건으로 실의에 빠진 유족을 위해 편지(사진)를 보내왔다. 밀워키는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150㎞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미시간호 연안의 도시다.

시화산업단지에 있는 자동화기계업체 에이스기계를 방문한 미국 AIM(American International Machinery)의 케빈 코플린 사장이 이 편지를 직접 들고 왔다. 에이스기계는 ‘포장박스 자동 접착기’를 생산해 30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AIM은 20년째 에이스기계 제품을 미국 멕시코 등지에 팔고 있다.

코플린 사장은 “우리 회사 경리직원인 메어리 랍스는 주로 초등학생부터 고교생들로 구성된 로봇제작클럽의 일원인데, 이번에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접한 학생들이 유족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썼고 이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마침 코플린 사장이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 이철 에이스기계 사장에게 편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 편지에는 구구절절 위로의 글이 담겨 있다. 학생인 매슈 워너는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친구들이 위로의 마음을 담아 이 편지를 쓴다”며 “비록 직접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간절한 나의 기도가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썼다. 캐리 베르나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최대한의 위로를 보낸다”고 전했다. 일부 학생은 “나는 비록 자녀가 없어 유족들의 아픔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크나큰 슬픔에 빠져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며 “우리는 함께 기도하고 있다”고 손글씨로 썼다.

이 사장은 “어린 학생들이 손으로 꾹꾹 눌러 쓴 글에는 이들이 진심으로 한국인과 슬픔을 공유하고 있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며 “세월호 유족 중에는 우리 회사가 있는 시화나 인근 반월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편지가 유족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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