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퓨전 레스토랑 '마르코 폴로', 쌀국수부터 파스타까지…실크로드를 맛보다

입력 2014-05-17 18:01  

Luxury & Taste

한 쪽엔 동양·다른 쪽엔 서양
복도 사이로 레스토랑 나뉘어

52층 창 밖으로 탁 트인 한강 전망
투명 유리로 된 '오픈 주방'도 볼거리



[ 유승호 기자 ]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 파스타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는 설과 중국의 국수가 중세 이탈리아에 전해져 파스타가 됐다는 설이 그것이다. 중국 유래설에서 국수를 유럽에 전한 사람은 ‘동방견문록’으로 유명한 베네치아 상인 마르코 폴로다. 동방견문록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진위 논란이 있지만, 설령 그가 아니었더라도 실크로드를 무대로 활동했던 상인들은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세계 각지의 진귀한 음식을 접했을 것이다.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52층에 있는 ‘마르코 폴로’는 이름에 걸맞게 동서양 여러 나라의 요리를 제공하는 퓨전 레스토랑이다. 복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시안 레스토랑과 지중해 레스토랑으로 나뉜다. 아시안 쪽에서는 중국과 동남아 요리를, 지중해 쪽에서는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아시안 레스토랑으로 들어서면 벽에 걸린 큰 액자가 눈에 띈다. 중국 북송시대 문인 소동파의 ‘적벽부’다. 대문장가였던 그는 음식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전해진다. 그가 즐겨먹던 돼지고기 요리가 오늘날 ‘동파육’이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메뉴판을 펼쳤더니 코스 메뉴가 중국 지명으로 돼 있다. 점심은 ‘항주’ ‘서호’ ‘장강’ ‘적벽’, 저녁은 ‘쓰촨성’ ‘산시성’ ‘호북성’ ‘하이난’이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는 5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시 풍경을 감상하며 보내면 된다. 창밖을 보면 테헤란로와 탄천, 잠실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홀 전체가 계단식으로 돼 있어 창가 자리가 아니어도 고개만 돌리면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창밖 풍경이 지루해질 때쯤 안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주방에서 볼거리가 펼쳐진다. 마르코 폴로의 주방은 사방이 투명 유리로 돼 있어 밖에서 요리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수 있다.

웍(중국식 볶음요리에 쓰는 프라이팬)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요리사들의 손놀림이 바빠질 때 이재영 아시안 총괄셰프가 추천한 첫 번째 요리 ‘산라보양탕’이 나왔다. ‘산라(酸辣)’는 신맛과 매운맛을 뜻한다. 해삼 송이버섯 전복 등 보양식 재료에 식초와 고추기름을 넣고 끓인 음식이다. 새콤하고 걸쭉한 국물맛이 미처 입가에서 가시지 않았을 때 ‘블루베리 간장소스 전복’이 나왔다. 전복이 부드럽게 씹히면서 짭조름한 맛을 낸다. 전복을 끓는 물에 살짝 익힌 뒤 간장소스에 하루 동안 담가 놓는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후추 소고기’는 잘 익힌 소고기 안심에 후추 케첩 설탕 버터 등을 섞은 소스가 얹어져 있다. 오븐을 이용하는 서양식 소고기 요리와 비교했을 때 프라이팬을 쓰는 중국식 소고기 요리는 누린내가 남기 쉽다고 한다. 고기를 최대한 익히고 후추소스를 사용해 냄새를 잡았다고 이 총괄셰프는 설명했다.

마지막 식사로는 중국 요리가 아닌 ‘페낭식 볶음 쌀국수’를 선택했다. 말레이시아 북서부 페낭에서 유래한 요리다. 폭이 1㎝나 되는 굵은 면발이 쫄깃하게 감긴다.

지중해 코너에서는 다양한 샐러드와 피자, 파스타, 해산물 및 스테이크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주로 쓰는 마늘 올리브오일 허브로 맛을 낸다. 건강식을 선호하는 흐름에 맞춰 어떤 음식에도 버터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지중해 코너의 좌석은 칸막이 높이가 1.5m 정도 돼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아시안 코너와 지중해 코너를 합쳐 200개가량 되는 홀 좌석 외에 ‘밀리오네’ ‘페킹’ ‘베네치아’ 등 별실이 세 개 있다. 이 중 ‘밀리오네’는 스크린과 프로젝터가 설치돼 있어 회의나 프레젠테이션을 겸한 식사 장소로도 이용할 수 있다. 주말 별실 예약은 이미 3~4개월치가 꽉 차 있다고 한다. 주방 바로 앞에서 요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셰프 테이블’도 인기 좌석이다.

글=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사진=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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