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전 세계로 넓혀 보면 감염자수가 1억8000만명에 이른다는 추산입니다. C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6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이들 가운데 2~24% 가량은 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고 합니다.
특히 간경변증에서 간암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는 연간 1~4%에 달하며 60세가 넘으면 간암의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알려졌습니다.
현재 C형간염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A형, B형간염과 달리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다는 게 들립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혈 혈액제제 오염된 주사바늘 모자간 수직감염 성교 같은 감염원에 노출되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전해진 실정입니다.
의과학계에 따르면 이처럼 C형간염의 예방백신이 나오지 않는 것은 HCV의 경우 사람 몸속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왜일까? 의학계에서 풀리지 않는 하나의 수수께끼로 불려 왔습니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연구팀이 ‘원인’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해 앞으로 C형간염 백신 개발에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5월 19일 밝혔습니다.
연구결과는 소화기병 분야 세계적 학술지 ‘위장병학저널 (Journal of Gastroenterology)’ 5월호에 실렸습니다.
신의철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이를 죽이기 위해 ‘면역반응’이 일어납니다.
적절하게 유도되는 ‘T세포’를 통해서입니다. T세포의 유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제1형 주조직복합체’입니다.
다시 말해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에 의해 제1형 주조직복합체의 발현이 증가됩니다. T세포는 증가된 제1형 주조직복합체를 인식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 제거하는 식입니다.
그러나 C형간염바이러스의 경우 그동안 제1형 주조직복합체 발현에 대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하는 것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했습니다.
신 교수 연구팀은 “실제 C형간염바이러스 환자로부터 분리한 T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해 C형간염바이러스가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T세포 면역반응을 회피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C형간염바이러스가 세포내 ‘PKR’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해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는 것도 밝혔습니다.
때문에 연구팀은 세포내 PKR 단백질을 조절하면 T세포 면역반응을 증강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는 얘깁니다.
신의철 교수는 “C형간염바이러스의 면역회피 메커니즘을 찾아내 이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백신 개발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설명 = C형간염바이러스는 PKR-eIF2a 전달체계를 활성화시켜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바이러스에 대한 T세포의 활성을 약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KAIST 제공]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