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매도-인수자 가격차 2천억..LIG손보 막판 가격 '진통'

입력 2014-05-19 11:27  

KB·롯데·동양, 같은 계리법인 선정..인수가, 4천억 중반으로 비슷
매각측 계리법인 가치 6600억과 약 2천억 차이



이 기사는 05월19일(11:1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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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계 4위 LIG손보 인수전의 본입찰을 앞두고 계리가치가 마지막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매각 측이 제시한 회사가치와 인수자 측이 산정한 가치의 격차가 1조원 이상 나면서 유력 인수후보자들이 최종 가격을 산정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롯데손보 동양생명 등 유력 인수후보들의 계리법인은 LIG손보의 회사가치(계리가치)를 2조원대 초반으로 제시했다. 계리법인이란 보험사의 회사가치를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회사를 말한다. 일반적인 회사의 가치는 IB와 회계법인이 평가하지만 다양한 금융상품과 고객군을 종합적으로 측정해야 하는 보험사의 가치는 계리법인이 따로 평가한다.

KB금융과 롯데손보 동양생명의 계리가치가 비슷한 것은 공교롭게도 세 인수후보가 밀리만이란 글로벌 계리법인을 동일하게 썼기 때문이다. 보험사 가치를 전문적으로 평가할 계리법인이 전세계적으로 몇 안되기 때문에 나온 기현상이다.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된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이번에 나온 가치가 앞서 LIG손보의 계리법인이 제시한 회사가치와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지난 4월11일 LIG손보는 계리가치를 3조3107억원으로 공시했다. 인수자들의 기준치보다 1조원 이상 높다. 인수후보들의 가격기준은 2조원 초반인데 매도자는 매각가치를 3조3000억원으로 보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회사가치는 계리법인의 가치평가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내부 경영진과 이사회, 투자자 등을 설득해야 하는 인수후보들로서는 계리법인이 산정한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대상 지분 약 20%의 가치를 감안할 때 계리법인의 평가대로라면 매도자는 6600억원을 기대하는 반면 인수자는 4000억원 중반대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에선 인수자 측의 계리법인이 산정한 가치도 상대적으로 후한 편으로 보고 있다. 2조원 초반인 인수자 측 계리법인의 가치는 3조3000억원인 매수자 측 계리법인 가치의 0.7배 수준이다. LIG손보와 업계 4~5위를 다투는 메리츠화재의 주가는 계리가치의 0.5배에서, 2~3위인 현대해상동부화재는 0.7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수자 측 계리법인은 LIG손보 인수가격을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올 상반기 보험업계 기업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히는 LIG손보 인수전은 매각작업 초반 LIG그룹의 진성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인수전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이젠 LIG손보 노조의 반발과 계리법인간 매각가치 차이가 변수가 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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