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월초 이후 국내 주요 공모 롱숏펀드들이 부진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수탁고가 8000억원을 넘어서는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 펀드는 월초 이후 -0.48%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탁고가 3000억원 이상인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 펀드 또한 같은 기간 수익률이 0.11% 하락했다.
이 밖에 '대신멀티롱숏'이 -0.92%,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가 -0.25% 떨어지는 등 국내 대표적인 공모 롱숏펀드들의 수익률이 악화됐다.
대형 롱숏펀드 가운데서는 '마이다스거북이90' 펀드가 월초 이후 0.31%,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이 0.29%로 그나마 선방했다.
5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1960선에서 2010선까지 약 2.6%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들의 평균 수익률도 2.35%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성과다.
롱숏펀드의 수익률이 주춤하면서 자금 유입도 멈췄다.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4월까지 국내 공모 롱숏펀드로 1조원 넘는 돈이 들어왔으나, 이달 들어서는 145억원이 빠져나가 올 들어 처음으로 월 기준 자금이 순유출됐다.
롱숏펀드란 주식매수(롱)와 매도(숏) 포지션을 동시에 구성하는 전략으로 증시의 급등락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다.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성을 중시하므로 시장 노출도는 적어져 증시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승장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있어 문제다.
시장 관계자들은 롱숏펀드들이 대부분 코스피 1900~2000선의 박스권에 맞춰 투자전략을 세운 것이 최근 수익률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상당수의 롱숏펀드들이 코스피가 2000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롱숏 트레이딩을 해왔는데, 최근 코스피가 2010선까지 넘어서면서 수익률 관리가 힘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2000선 돌파 이후 추가 상승한다면 덩치가 큰 대형 롱숏펀드들의 경우 시장 대응력이 빠르지 못해 추가적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CJ E&M 실적 정보유출 사태 이후 롱숏펀드 매니저들이 시장보다 먼저 정보를 얻어 선취매매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롱숏펀드의 규모가 현재 한국 시장에서 소화하기에는 지나치게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롱숏전략의 헤지펀드가 2조5000억원, 공모형 롱숏펀드가 2조6000억원 정도까지 커졌다"며 "하루 코스피 거래대금이 3~4조원 수준에 불과한 한정된 시장에서 롱숏펀드 시장만 커지다보니 작년처럼 수익기회를 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공모 롱숏펀드의 인기는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략의 다양화와 해외투자 확대 등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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