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 25% 인력 부족
20~30대 뽑고 싶지만
청년층서 기피…고령화 가속
[ 김낙훈 기자 ] 산업단지 내 절반이 넘는 근로자가 4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기업의 25%는 생산인력이 부족했다.
산업단지공단(이사장 강남훈)은 지난 3월 말부터 한 달간 주요 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753개사)과 인근의 대학 및 실업계 고등학교(64개교), 학생(311명)을 대상으로 인력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발표했다.
산업단지 근로자의 연령분포는 40대가 32.4%, 50대 이상이 19.9%였다. 이들 연령층이 전체의 52.3%를 차지했다. 반면 20대는 13.9%, 30대는 33.8%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64%는 필요한 인력의 연령대가 20~30대라고 밝혀 실제 고용인원과 채용희망 인력 간 불균형이 심각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국내 전체 취업자의 연령분포를 보면 40대 이상이 51.1%인데 산업단지 내 고령화는 이보다 더 심하다”고 덧붙였다.
인력난은 구미, 군산, 광주첨단, 울산·온산 등 비수도권에서 더 심각했다. 서울디지털단지의 인력부족률이 1.6%에 불과한 반면 구미는 4.8%로 가장 높았고 광주 4.2%, 군산 3.3% 순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규모가 영세할수록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특히 종업원 수 10인 이하 영세기업은 인력부족률이 8.2%로 50인~300인 미만 중소기업(1.6%)의 5배에 달했다.
근로자 고령화와 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는 이유는 청년 근로자가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급여수준과 기업이 실제 지급하는 임금 수준의 격차가 주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초임 연봉은 2500만~3500만원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이는 대기업의 대졸자 초임연봉(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중소기업(2000만~3000만원)과는 500만~10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공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힘든 일 기피, 편의시설 부족 등 열악한 근로환경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 가운데 산업단지에 취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고등학생이 83%, 대학생은 53%로 학력이 높을수록 산업단지 취업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도 신입사원보다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사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훈 이사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학교,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수요자 맞춤형 인력 양성 등 산업단지별로 실효성 있는 인력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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