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동호회 진화⑨] 젠쿱 타는 BK마니아, "스포츠카 편견 버려라 ··· 올바른 운전 고민하는 모임"

입력 2014-05-20 09:41  

BK마니아 운영자 정재영 씨, "과속·난폭운전 모임서 금지···쿠페 오너 운전습관 나쁘다는 선입견 벗고파"



운전자 3000만명 시대입니다. 자동차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면서 이제는 자동차와 함께 있는 것이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단순히 운전하는 시대에서 즐기고 공유하는 시대로 바뀐 것입니다. 동호회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친목 도모, 정보 교류, 소비자 보호 등 다양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한경닷컴이 경상용차 다마스부터 수입차 성장을 이끌고 있는 아우디까지 다양한 차종의 동호회를 찾아 그들이 풀어놓는 재밌는 이야기들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드래그 레이싱(400m 직선코스를 2대 차량이 속도를 겨루는 자동차 경주) 또는 드리프트(코너를 돌 때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는 운전 기법)는 스포츠카를 상징하는 이미지다. 흔히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장면은 보기만 해도 스릴 넘친다. 일반 승용차가 쉽게 하기 힘든 레이싱을 펼치는 건 스포츠카만의 특권이다.

하지만 일반 도로에서의 과속이나 난폭 운전은 다른 운전자를 방해하는 나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국산 스포츠카 대표주자인 제네시스 쿠페(이하 젠쿱) 동호회는 다른 차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2007년 시작된 젠쿱 동호회 'BK마니아'는 올바른 운전을 습관화 한 모임이다. 지난 16일 운영자 정재영 씨(39)를 만났다.

◆ "난폭 운전 안해···도로 주행시 매너와 에티켓은 기본"

"스포츠카를 좋아하고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 운전자보다 개성이 조금 더 강할꺼라는 보편적인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사회의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차가 튀어 보이니 운전하는 사람도 그럴꺼라 보는 것이죠. 젠쿱 회원들은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좋은 분들이 많습니다."

젠쿱 오너들은 운전 습관이 다소 거칠지 않냐는 물음에 대한 정 씨의 대답이다. 그는 2002년 젠쿱의 전신이던 현대차 투스카니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쿠페 애호가다.

그가 동호회를 만들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러한 선입견 때문이었다. 스포츠카를 타는 사람들은 운전 습관이 나쁠 거라는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이들 동호회는 자체적으로 공도에서 드래그 레이싱, 드리프트 등을 금지하고 있다. 자칫 잘못한 행동 하나에도 손가락질을 당할 여지가 있어서다. 그래서일까. 모임에선 매너와 에티켓, 올바른 운전에 대해 강조하고 그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다는 게 정 씨의 주장이다.

"이전 정모 때 그룹드라이빙을 했는데 고속도로는 시속 100㎞ 이하 속도로 제한했어요. 국도는 80㎞로 달렸고요. 모임을 갖고 차량 여러대가 함께 이동할 일이 있을 때도 절대 과속을 하지 않습니다. 안전은 필수죠."


과속을 금지하는 대신 드라이빙스쿨, 비교시승회, 트랙데이 등 행사를 열면서 평소 하지 못한 드레그 레이싱과 드리프트를 즐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회 100여대 이상 참석해 안전운전 및 방어운전에 대한 기본지식도 배우고 있다. 정 씨는 "행사 비용이 많이 드는 까닭에 메이커 측의 일부 지원도 있어야 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젠쿱은 다수가 선택하는 차가 아닌 스포츠카여서 국산차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적은 모델에 속한다. 2008년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1만5262대 팔렸다. 그럼에도 현대차 연합 모임에서 봉사단을 모집하면 BK마니아 참여율이 판매량 대비 가장 좋다고 그는 소개했다.

젠쿱은 가격은 2760만~3795만 원이다. 수입산 대비 절반 이상 싸다. 가격 부담을 피하면서도 스포츠카를 타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다. 연령대는 30대 남성이 전체 70%가 넘는다. 회사원,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 프리랜서 등 직업군은 다양하다. 그는 "젠쿱이 나왔을 초기 회원들의 연령대는 30대 중·후반이 가장 많았지만 현재는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 "젠쿱은 연비 따지면서 타는 車 아냐"

젠쿱 회원들은 연비에 민감하지 않다. 고(高)연비 차종이 아닌 스포츠카 특성상 기름 소모가 많기 때문. 그는 "회원들이 연비를 생각하면서 타면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 "그래서인지 다른 차량을 타는 오너들에 비해 연비에 관대하다"고 말했다.

"상당수 동호회 게시판을 가보면 회원 간 연비가 많이 나온 인증샷을 올립니다. 경제적인 운전방법을 소개하면서 정보를 공유하죠. 하지만 우리 동호회에선 반대로 연비가 안나오는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 유행이 돼 있어요."

젠쿱의 장점으로는 많은 회원들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점을 꼽는다고 했다.

"엔진 성능이라든지 외관은 나무랄데 없이 좋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유럽차 메이커에 비해 감성 품질이나 고속 주행시 하체의 느낌은 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다수 회원들이 앞으로 가격 상승이 있더라도 유럽 브랜드와 견줄 수 있는 쿠페를 타길 원합니다. 바람이죠."


젠쿱은 회원들에게 어떤 차로 통하는지 물어봤다. 엉뚱하게도 '고향 같은 차'라는 설명이다.

"젠쿱을 타다가 불편함 또는 경제성 때문에 다른 차로 갈아 타도 동호회 활동은 꾸준히 해요. '친정'이라고 표현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지금은 젠쿱을 중고차로 팔고 다른 차를 타는 회원들도 젠쿱의 뻑뻑한 핸들링, 딱딱한 승차감 조차 잊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BK마니아는 한 달에 1회씩 각 지역 운영진에서 정기모임을 개최한다. 비정기적인 모임에는 회원이라면 누구나 제안할 수 있는 번개모임이 있다. 올 가을에는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전국 정모도 계획중이다. 지난 두 번의 정모 땐 200여대의 차량이 모였다. 이날은 회원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예쁜차 선발대회, 연비왕 선발대회, 지역 대항 장기자랑 등 부대 행사로 꾸려질 예정이다.

"2회 전국 정모 땐 레이서로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 한민관 씨가 회원으로 참석해 1박2일 간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이번엔 장소를 가급적 서킷으로 섭외해 회원들의 스트레스도 날려버릴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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