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손 놓은 항공 MRO산업 육성

입력 2014-05-20 20:36   수정 2014-05-21 05:35

이미아 산업부 기자 mia@hankyung.com


[ 이미아 기자 ] “비행기만 많이 들여오면 뭐해요. 그걸 어떻게 관리할지가 더 중요한 데 말입니다.”

국내 한 대형 항공사에서 일하는 항공정비사는 국내 항공 유지정비보수(MRO)산업 기반이 너무 취약하다는 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MRO 기술자는 고급 인력이지만 남들 보기엔 그저 ‘기름밥 먹는 기능공’일 뿐”이라며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고 수시로 비상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치밀하게 정비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일 현재 국내 7개 국적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가 보유한 비행기 수는 총 285대다. 여기에 화물전용기 또는 기업·관공서 보유 소형기까지 합치면 총 452대다.

하지만 국내에서 자체 항공 MRO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두 곳뿐이다. 대한항공은 자사 여객기를 중심으로 MRO를 하고 있으며, KAI는 군용기를 제외한 민간 항공기 MRO는 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항공사들은 일상적인 점검은 자체적으로 하지만, 엔진을 비롯한 핵심 부품에 이상이 생겼거나 기종별 정기 세부검사를 받아야 할 땐 어쩔 수 없이 해외 MRO 전문센터로 비행기를 보내야 한다.

국내와는 달리 싱가포르와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항공 MRO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 항공 MRO의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1990년대부터 정부에서 국부펀드 테마섹을 통해 항공 MRO를 적극 육성했다. STA와 SIA엔지니어링 등 유명 MRO가 싱가포르 기업이다. 중국도 STA, 독일 루프트한자 등과 손잡고 항공 MRO 키우기에 나섰다. MRO 기반 없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항공 MRO는 제조업과 정보기술(IT) 등 여러 분야의 첨단기술이 융합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융복합화 시대를 주도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창조경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국내에선 MRO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MRO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이미아 산업부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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