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주 기업은행장 위해 주식 판 남편

입력 2014-05-20 21:27   수정 2014-05-21 03:44

금융가 In & Out


[ 김일규 기자 ]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에 오른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남편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의 주식을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5개월째 순항 중인 권 행장의 행보에 남편의 외조가 단단히 한몫한 셈이다.

20일 안전행정부 주식백지신탁위원회에 따르면 권 행장의 남편인 이화택 윌앤비전 대표는 최근 보유 중인 회사주식 27만4000주 전량(13억7000만원)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했다. 그는 15만6180주(7억8090만원)를 개인 4명에게, 2만7400주(1억3700만원)는 법인 1곳에 팔고, 9만420주(4억5210만원)를 농협은행에 백지신탁했다.

백지신탁이란 공직자 또는 공직유관기관의 직원이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주식을 3000만원어치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금융기관에 맡기는 제도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운영되며 백지신탁된 주식은 원주인이 간섭하지 못한다. 정부 지분이 60%인 기업은행은 공직유관기관으로 분류된다.

공직자윤리법은 주식 보유금액에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 보유한 주식도 모두 합산해 심사한다. 때문에 권 행장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 후 남편의 보유주식에 관해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했으며 주식백지신탁위원회는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이에 따라 자신의 지분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한 것이다.

윌앤비전은 콜센터 등 고객지원 업무를 위탁수행하는 회사로 2006년 효성ITX에서 분사했다. 이 대표는 윌앤비전 분사 전까지 효성ITX 대표이사를 지냈다. 안행부 관계자는 “주식백지신탁위원회는 주식을 매각한 대상이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아니라는 사실만 확인할 뿐 상대방과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다”며 “권 행장이 퇴임한 후 주식 매수자가 다시 주식을 이 대표에게 되팔더라도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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