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경주', 스크린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명소들

입력 2014-05-21 12:59  


장률 감독의 영화 세계는 영화 속 인물의 공간으로 환원되어 왔다.

중국 대도시의 변두리를 그린 '망종'과 '경계'의 몽골 초원, 중국의 4대 도시 중 하나인 '중경'과 사상 초유의 폭발사고가 있었지만 기억으로 잊혀진 도시 '이리', '두만강'의 탈북자와 조선족이 만나는 두만강 변두리의 한 마을을 지나, 2014년 장률 감독이 선택한 공간은 바로 천년도시 경주다.

7년 전, 경주의 한 찻집에서 본 춘화를 찾아 떠난 최현(박해일)이 경주에서 미모의 찻집 주인 윤희(신민아)를 만나 펼쳐지는 수상하면서도 가슴 설레는 만남을 그린 '경주'는 알려지지 않은 경주의 숨은 보석 같은 명소들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영화 '경주'는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 도시 경주의 보문호수는 봄이 오면 40년 수령의 왕벚나무 2만여 그루가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수양버들이 드리운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야간에는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약 8km의 산책로 곳곳의 무빙워크가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최현이 7년 전 춘화를 본 곳이자 윤희와 처음 만나는 장소인 찻집 '아리솔'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통 찻집으로 영화의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155여 개의 거대한 능이 자리잡은 도시이니만큼, 영화의 곳곳에서 배경으로 고분능이 등장해 신비로움을 한층 더한다. 최현이 경주의 이곳저곳을 누빌 때마다 항상 거쳐가는 고분능과 늦은 밤, 술기운에 취해 고분능을 오르는 최현과 윤희, 그리고 영민(김태훈)의 모습에서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처럼 '경주'는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경주의 아름다운 면모를 가감없이 드러내며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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