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kyung.com/photo/201405/2014052273481_AA.8698520.1.jpg)
교복은 나폴레옹 1세가 유사시 학생들을 군인으로 활용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시키면서 입혔다고 한다. 19세기 초 영국 이튼학교에서 입었던 교복을 최초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영국, 중남미 학생들도 교복을 입는다. 어린 시절에 멋진 보이스카우트복과 걸스카우트복을 입은 친구들은 또 얼마나 부럽던지….
제복은 소속감과 일체감을 갖게 하는 동화의 기능을 갖는다. 영어의 유니폼(uniform)이 라틴어의 우누스(unus·하나의)와 포르마(forma·형태)의 합성어인 연유다. 외부인과 차별되는 구별의 기능도 있다. 그래서 경찰이 아닌 사람이 경찰복을 입는 건 불법이다. 이는 권위와 위엄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권력과 폭력의 표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제복이나 제모에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는 사람도 많다. 병적으로 제복을 사 모으고 입는 ‘제복 코스프레’, 성적 흥분을 느끼는 ‘제복 페티시즘’도 마찬가지다. 19금(禁) 영화에 등장하는 제복·교복차림의 배우 역시 그런 경우다. 성인 스트립쇼로 유명한 런던의 레이몬드쇼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다. 제복의 권위나 엄숙주의, 금기로부터 일탈하는 짜릿함을 주기 때문이다.
제복의 또 다른 기능은 강제성이다. 사고가 났을 때 사복경찰은 경우에 따라 이를 못 본 체할 수도 있지만 정복경찰은 그렇지 않다. 제복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해서라도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 때 선장과 선원들이 제복을 입고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왔다.
앞으로는 선장과 선원 등 여객선 근무자 전원이 제복을 착용하도록 법으로 강제할 모양이다. 이름과 직책을 적은 명찰도 달아야 한다. 평소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위급할 때 승객 구조부터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승객들에게 구명조끼 착용법과 긴급 탈출요령을 직접 시연하는 것도 포함된다. 고속버스·전세버스·시외버스 운전기사도 마찬가지다. 뒤늦은 조치지만 잘한 일이다. 소를 잃은 뒤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