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서 불어온 훈풍…기절한 '화·철' 깨웠다

입력 2014-05-22 21:55   수정 2014-05-23 04:48

코스피 장중 2020 터치

美 FOMC "금리 당분간 유지"
예상 깨고 中 제조업지수 좋아…롯데케미칼·삼성重 5%대 상승

전고점 2059 돌파 기대 솔솔…"중국 호재 계속될지는 미지수"



[ 이고운 기자 ]
코스피지수가 22일 장중 2020을 넘어섰다. 종가 기준으로도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지수의 선전은 중국의 5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추정보다 잘 나온 영향이다. 외국인들의 연속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긴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지표였다는 평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금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논의가 오갔다는 소식에 초반부터 좋았던 장 분위기를 중국이 거든 형세다.

○미·중 쌍끌이 호재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6%(7.26 포인트) 오른 2015.59로 장을 마쳤다. 올해 최고치다. 장중 한때 2022.59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90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8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날 발표한 중국 5월 HSBC 제조업 PMI가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49.7(잠정치)로 시장 추정치(48.3)보다 대폭 좋게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미니부양책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며 “중국 경기에 대한 안도감이 증시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화학, 철강 등 중국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5.61% 급등했다. 현대제철도 3.28% 올랐다. 대형 경기민감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중공업이 5.44% 오르는 등 그간 낙폭이 컸던 종목의 주가도 상승했다.

미국도 도왔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중앙은행(Fed) FOMC의 4월 회의록 영향이다. 금리 인상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회의 결과에 시장이 안도했다는 평이다.

○전고점 돌파는 두고 봐야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한국 증시 매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최근 1년 고점인 2059.58(지난해 10월30일)에 도전하는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그러나 다만 중국 경기의 회복세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분명해 약발은 한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한 현 시점에 중국 제조업 PM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코스피지수의 전고점 돌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2007년 이후 코스피지수 2000 이상에서 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약 38조원인 데 반해 환매된 돈은 52조원이기 때문에 펀드 환매 압력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PMI가 여전히 경기침체를 뜻하는 50 이하에 머물고 있어 중국발 호재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등의 경기가 좋아지면서 중국 수출도 늘어나긴 하겠지만 중국 부동산 거품은 여전히 중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가 좋아지고 중국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점은 한국 증시에 분명한 호재”라며 “코스피지수가 더 오르려면 배당성향을 높이는 등 주주친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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