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희망퇴직 '도미노'…교보생명도 내달 700명 안팎 감축

입력 2014-05-23 04:30  

12년만에 구조조정 나서


[ 김은정 기자 ] 삼성생명 한화생명에 이어 교보생명도 다음달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상시 희망퇴직에 비해 높은 수준의 위로금을 제시하고 올 상반기 중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노사는 지난 21일 희망퇴직 조건에 합의했다. 내달 10일까지 신청을 받아 상반기 중 구조조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교보생명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건 2002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1999년 이전에 입사해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다. 신청자는 퇴직금 외에 월 기본급의 42개월치에 해당하는 전직 지원금을 받는다. 또 자녀의 학비 지원금 명목으로 직급에 따라 3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준다. 이 밖에 개인 연금보험료 2년치와 종합검진 등도 지원된다.

교보생명의 한 관계자는 “상시적인 조직과 인력 재편으로 경영합리화를 추진해 와 당장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큰 것은 아니지만 자산운용 수익률의 지속 하락에 따른 재무부담과 불투명한 업황 전망을 감안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장급 이상 일반직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인력구조 불균형을 시급히 해소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희망퇴직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구조조정을 끝낸 다른 대형보험사들의 사례를 볼 때 직원(4700명)의 최대 15%인 7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교보생명이 과거에 비해 비교적 좋은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한 것은 구조조정에 따른 내부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희망퇴직을 통해 300명을 감축한 한화생명은 평균 임금의 30개월치를 전직 위로금으로 책정했다. 삼성생명도 최근 자회사와 계열사 이동, 희망퇴직 등으로 전체 직원의 15%가량인 1000명의 인력 감축을 마무리했다.

일각에선 저금리 고착화와 성장 정체 등을 틈타 대형사들이 사업 조정 등 자구 노력이 아닌 인력 감축 등 손쉬운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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