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KDB대우증권
업계 최대 해외거점 11개
지역 특화로 성과 가시화
몽골 자산관리 서비스 착수
1분기 실적, 업계 1위로 복귀
올해 턴어라운드 가능할 듯
[ 이상열 기자 ]
일요일이던 지난 11일.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서울 교대지점 이전 개장식을 마치고 곧바로 미얀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튿날 열리는 ‘미얀마 호텔’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미얀마 양곤에 짓는 이 호텔은 대우인터내셔널(사업주관) 포스코건설(시공) 호텔롯데(운영) 등 국내 기업이 힘을 합쳐 진행하는 총 2억2000만달러 건설 프로젝트. 대우증권은 금융주관사를 맡아 이 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책임진다. 대우증권이 ‘금융 영토’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 미국 등 선진 시장은 물론 미얀마 인도네시아 몽골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 경영권 인수 뒤 순익 23% 증가
대우증권의 해외 진출 역사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오래됐다. 1984년 일본 도쿄사무소 개설을 기점으로 올해까지 꼭 30년이다. 그동안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으로 네트워크를 꾸준히 늘려 11개 해외 거점을 확보했다. 국내 증권사 중 최대 규모의 글로벌 네트워크다.
대우증권은 2012년 6월 말 김 사장 취임 이후 ‘지역별 특성에 맞는 진출 전략’을 세워 체계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신흥 시장, 선진 시장, 미(未)진출 시장으로 구분해 지역마다 최적의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 예를 들어 신흥 시장에선 장기적으로 종합증권사를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의 금융 노하우가 현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대우증권은 2대주주로 있던 인도네시아 이트레이딩(eTrading)증권의 지분을 지난해 추가 매입,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지법인으로 전환한 이 증권사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23% 급증했다. 신규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사업 경쟁력을 높인 결과다.
대우증권은 브로커리지·자산관리·투자은행(IB) 등 본사 인력도 추가 파견해 인도네시아 법인을 현지 최고 종합증권사로 키운다는 목표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추가 진출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선진 시장에선 신규 수익원 창출
대우증권은 세계 7대 자원부국인 몽골 울란바타르에 지난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토대로 각종 자원·에너지·부동산 개발을 자문하고 몽골 국채와 현지 은행 채권상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올 들어선 몽골 현지법인 자본금을 늘리고 현지 교민과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다각적인 영업에 나섰다.
대우증권은 뉴욕 런던 홍콩 등 선진 시장에선 부동산 부실채권(NPL) 등을 대상으로 자기자본(PI) 투자에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선진 시장 PI 투자도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달 세계적인 항공기 금융전문업체 ‘노부스캐피털’과 업무 제휴를 맺고 약 29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임대 사업을 시작했다. 작년엔 미국 애플이 임대해 쓰고 있는 실리콘밸리 소재 한 빌딩을 사들이는 투자를 단행했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 버자야랜드란 기업이 제주도에 휴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 등에서 금융주관 업무를 맡아 해당 사업의 자금 조달 역할을 담당하는 성과도 냈다.
1분기 이익 규모 ‘1위 복귀’
국내 시장 경쟁력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1분기 613억원의 영업이익과 46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국내 증권업계 최대 규모다. 대우증권은 2013회계연도(2013년4월~12월)엔 29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시장 침체에 따른 영업 부진에다 중국고섬 보유 주식 평가손, STX 채권 상각 등 일시적 손실이 겹친 결과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업계 최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올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프라이빗뱅커(PB)들을 대상으로 ‘PB 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종합자산관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여기에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고객에게 추가 금리를 주는 ‘특별한 상품’ 시리즈, 위안화예금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같은 신상품 출시 전략 등으로 올 들어 자산관리 자산이 급증하고 있다.
올 1분기 대우증권의 리테일 고객자산은 전분기 대비 약 10%,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하며 70조원을 돌파했다.
대우증권은 규모는 줄이되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은 높인 ‘신개념 점포’를 도입하는 ‘실험’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전체 점포 유지 비용은 늘리지 않으면서 점포 수는 확대해 고객 접점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해외 진출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국내에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업계 최대 해외거점 11개
지역 특화로 성과 가시화
몽골 자산관리 서비스 착수
1분기 실적, 업계 1위로 복귀
올해 턴어라운드 가능할 듯
[ 이상열 기자 ]
일요일이던 지난 11일.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서울 교대지점 이전 개장식을 마치고 곧바로 미얀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튿날 열리는 ‘미얀마 호텔’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미얀마 양곤에 짓는 이 호텔은 대우인터내셔널(사업주관) 포스코건설(시공) 호텔롯데(운영) 등 국내 기업이 힘을 합쳐 진행하는 총 2억2000만달러 건설 프로젝트. 대우증권은 금융주관사를 맡아 이 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책임진다. 대우증권이 ‘금융 영토’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 미국 등 선진 시장은 물론 미얀마 인도네시아 몽골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 경영권 인수 뒤 순익 23% 증가
대우증권의 해외 진출 역사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오래됐다. 1984년 일본 도쿄사무소 개설을 기점으로 올해까지 꼭 30년이다. 그동안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으로 네트워크를 꾸준히 늘려 11개 해외 거점을 확보했다. 국내 증권사 중 최대 규모의 글로벌 네트워크다.
대우증권은 2012년 6월 말 김 사장 취임 이후 ‘지역별 특성에 맞는 진출 전략’을 세워 체계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신흥 시장, 선진 시장, 미(未)진출 시장으로 구분해 지역마다 최적의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 예를 들어 신흥 시장에선 장기적으로 종합증권사를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의 금융 노하우가 현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대우증권은 2대주주로 있던 인도네시아 이트레이딩(eTrading)증권의 지분을 지난해 추가 매입,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지법인으로 전환한 이 증권사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23% 급증했다. 신규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사업 경쟁력을 높인 결과다.
대우증권은 브로커리지·자산관리·투자은행(IB) 등 본사 인력도 추가 파견해 인도네시아 법인을 현지 최고 종합증권사로 키운다는 목표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추가 진출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선진 시장에선 신규 수익원 창출
대우증권은 세계 7대 자원부국인 몽골 울란바타르에 지난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토대로 각종 자원·에너지·부동산 개발을 자문하고 몽골 국채와 현지 은행 채권상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올 들어선 몽골 현지법인 자본금을 늘리고 현지 교민과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다각적인 영업에 나섰다.
대우증권은 뉴욕 런던 홍콩 등 선진 시장에선 부동산 부실채권(NPL) 등을 대상으로 자기자본(PI) 투자에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선진 시장 PI 투자도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달 세계적인 항공기 금융전문업체 ‘노부스캐피털’과 업무 제휴를 맺고 약 29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임대 사업을 시작했다. 작년엔 미국 애플이 임대해 쓰고 있는 실리콘밸리 소재 한 빌딩을 사들이는 투자를 단행했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 버자야랜드란 기업이 제주도에 휴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 등에서 금융주관 업무를 맡아 해당 사업의 자금 조달 역할을 담당하는 성과도 냈다.
1분기 이익 규모 ‘1위 복귀’
국내 시장 경쟁력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1분기 613억원의 영업이익과 46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국내 증권업계 최대 규모다. 대우증권은 2013회계연도(2013년4월~12월)엔 29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시장 침체에 따른 영업 부진에다 중국고섬 보유 주식 평가손, STX 채권 상각 등 일시적 손실이 겹친 결과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업계 최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올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프라이빗뱅커(PB)들을 대상으로 ‘PB 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종합자산관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여기에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고객에게 추가 금리를 주는 ‘특별한 상품’ 시리즈, 위안화예금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같은 신상품 출시 전략 등으로 올 들어 자산관리 자산이 급증하고 있다.
올 1분기 대우증권의 리테일 고객자산은 전분기 대비 약 10%,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하며 70조원을 돌파했다.
대우증권은 규모는 줄이되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은 높인 ‘신개념 점포’를 도입하는 ‘실험’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전체 점포 유지 비용은 늘리지 않으면서 점포 수는 확대해 고객 접점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해외 진출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국내에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