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대·중소 상생협의회 발족
삼성전자 등 5개 대기업 참여
[ 민지혜 기자 ] “디자인만으로도 산업 현장의 효율과 안전을 동시에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어느 곳보다 필요합니다.”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사진)은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자인 전문기업 수는 3982개나 되지만 절반이 10인 미만 소기업”이라며 “실제 혁신은 중소기업에서 일어나고 대기업은 그 협력업체의 힘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디자인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진흥원은 이를 위해 다음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한샘 퍼시스 등 5개 대기업과 디자인기업협회 소속 중소기업, 동반성장위원회가 공동 참여하는 민관협력 ‘대·중소 상생협력협의회’를 발족한다.
협의회는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고 있으며 법 적용 범위를 제조업에서 디자인 등 서비스 업종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추진하게 된다.
협의회는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디자인용역표준계약서 작성, 제값 주고받기, 인력 교류, 대·중소기업 공동시장 개척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협의회 소속 회원사 간 협력도 강화된다. 삼성 LG 현대차 등은 협의회 소속 중소기업에 디자인을 의뢰해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중소기업에 전문인력도 파견할 예정이다.
퍼시스 한샘 등 가구 업체는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한 뒤 발생 이익을 공유하는 등 실제 사업과 경영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5억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이 원장은 2012년 취임 이후 산업단지 내에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안전표시를 디자인화하는 등 공공서비스 디자인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고 디자인이 제값을 받도록 하는 게 임기 중 목표였는데 70% 정도는 달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중국에 디자인사업 거점을 마련해 전시회를 열었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리모델링하는 사업도 벌였다. 이 원장은 “환자와 의사 모두 불편해하고 동선이 매우 복잡한 응급실 상황을 디자이너들이 직접 근무하면서 분석한 뒤 환자별 입구를 달리하고 대기 시간을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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