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 민지혜 기자 ]
국내 가구업체들은 할인 행사를 자주 연다. ‘1년 내내 세일을 한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계절마다 할인해주는 제품의 종류는 달라진다. 주력 상품을 바꿔가며 할인 행사를 하는 것이다. 큰마음을 먹고 바꾸는 침대나 옷장, 책상, 식탁은 물론 조명, 침구류 같은 소품도 계절에 따라 할인 여부나 폭이 다르다. 가구업체 세일의 패턴과 법칙을 알면 알뜰 소비가 가능하다는 게 가구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품목별 할인시기 알아야 알뜰 소비자
국내 유명 가구 브랜드는 통상 1~3월엔 자녀방 가구, 3~4월엔 신혼가구 위주로 할인 행사를 연다. 신학기를 맞아 1~3월에 책상이나 책장 등을 사려는 사람이 많고, 봄에는 결혼, 이사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5~6월엔 거실과 붙박이장, 부엌가구를 중심으로 세일 상품을 구성한다. 여름과 겨울에는 침구류, 소품, 계절 상품을 싸게 판매한다.
‘가정의 달’인 5월은 가구업체의 세일 행사가 넘쳐나는 시기다. 계절상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는 사람이 많은 데다 부모나 자녀 가구를 새로 해주려는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한샘은 어린이날을 전후해 완구, 자전거, 수납장 등 아동용 제품을 40~50% 싸게 판 데 이어 연 2회 진행하는 ‘한샘몰 패밀리세일’을 시작했다. 이달 말까지 가구는 최대 58%, 생활용품은 최대 86%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10가지 폭탄세일’ 행사, 모바일 쇼핑몰 오픈 기념 할인쿠폰 증정 등도 동시에 진행한다.
부엌가구 전문기업 에넥스는 이달 말까지 스마트 부엌가구를 20% 할인해주는 ‘통큰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침대, 소파 구매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침대나 소파를 하나 더 주는 ‘아버님 댁 침대 하나’ 이벤트를 열고 있다.
미끼상픔으로 ‘박리다매’ 효과 노려
김동성 한샘 홍보팀장은 “3~4년 전만 해도 가구를 구입하면 청소기 등 다른 제품을 주는 ‘증정 이벤트’가 행사의 대부분이었는데 2~3년 전부터 계절별 할인 행사로 바뀌었다”며 “불황이 장기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할인 판매가 상시화하면서 제조사가 가져가는 이윤(마진)이 줄어들지만 ‘박리다매’ 효과로 가구업체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많다. 한샘은 2012년부터 침대 매트리스를 내놓으면서 지금까지 계속 할인 행사(매트리스 구입 시 프레임 50% 할인 등)를 하고 있다. 덕분에 2012년 첫해에 2만5000개의 매트리스를 팔았고 지난해에는 5만개로 늘었다. 올해 1분기에만 1만7000개의 매트리스를 팔았다.
가구 할인율이 높은 곳은 온라인 쇼핑몰이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는 무조건 가격이 싸야 클릭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가구 브랜드마다 경쟁적으로 할인 폭을 늘린다”며 “경쟁사가 어떤 제품을 얼마나 싸게 파는지 주시하다가 곧바로 비슷한 제품과 할인 행사를 온라인몰 첫 페이지에 미끼상품으로 내건다”고 전했다.
‘정가 판매 의미 없어졌다’ 비판도
가구업계의 상시 세일 행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가 판매의 의미가 없어졌다’거나 ‘할인할 것을 감안해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 ‘제값을 다 주고 산 소비자만 손해보는 구조’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할인상품은 마진이 거의 없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며 “할인 행사를 찾는 소비자들이 다른 가구나 소품류도 함께 구입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계절별로 다른 세일 품목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일 행사에는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집객비용 단가(고객 1명이 매장에 들어와 제품을 구입하기까지 드는 광고·마케팅 비용)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팀장은 “2012년 1인당 집객비용 단가가 2만5000원 정도였는데 최근 1만~2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집객비용을 아껴 더 많은 혜택이 소비자에게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 민지혜 기자 ]
국내 가구업체들은 할인 행사를 자주 연다. ‘1년 내내 세일을 한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계절마다 할인해주는 제품의 종류는 달라진다. 주력 상품을 바꿔가며 할인 행사를 하는 것이다. 큰마음을 먹고 바꾸는 침대나 옷장, 책상, 식탁은 물론 조명, 침구류 같은 소품도 계절에 따라 할인 여부나 폭이 다르다. 가구업체 세일의 패턴과 법칙을 알면 알뜰 소비가 가능하다는 게 가구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품목별 할인시기 알아야 알뜰 소비자
국내 유명 가구 브랜드는 통상 1~3월엔 자녀방 가구, 3~4월엔 신혼가구 위주로 할인 행사를 연다. 신학기를 맞아 1~3월에 책상이나 책장 등을 사려는 사람이 많고, 봄에는 결혼, 이사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5~6월엔 거실과 붙박이장, 부엌가구를 중심으로 세일 상품을 구성한다. 여름과 겨울에는 침구류, 소품, 계절 상품을 싸게 판매한다.
‘가정의 달’인 5월은 가구업체의 세일 행사가 넘쳐나는 시기다. 계절상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는 사람이 많은 데다 부모나 자녀 가구를 새로 해주려는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한샘은 어린이날을 전후해 완구, 자전거, 수납장 등 아동용 제품을 40~50% 싸게 판 데 이어 연 2회 진행하는 ‘한샘몰 패밀리세일’을 시작했다. 이달 말까지 가구는 최대 58%, 생활용품은 최대 86%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10가지 폭탄세일’ 행사, 모바일 쇼핑몰 오픈 기념 할인쿠폰 증정 등도 동시에 진행한다.
부엌가구 전문기업 에넥스는 이달 말까지 스마트 부엌가구를 20% 할인해주는 ‘통큰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침대, 소파 구매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침대나 소파를 하나 더 주는 ‘아버님 댁 침대 하나’ 이벤트를 열고 있다.
미끼상픔으로 ‘박리다매’ 효과 노려
김동성 한샘 홍보팀장은 “3~4년 전만 해도 가구를 구입하면 청소기 등 다른 제품을 주는 ‘증정 이벤트’가 행사의 대부분이었는데 2~3년 전부터 계절별 할인 행사로 바뀌었다”며 “불황이 장기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할인 판매가 상시화하면서 제조사가 가져가는 이윤(마진)이 줄어들지만 ‘박리다매’ 효과로 가구업체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많다. 한샘은 2012년부터 침대 매트리스를 내놓으면서 지금까지 계속 할인 행사(매트리스 구입 시 프레임 50% 할인 등)를 하고 있다. 덕분에 2012년 첫해에 2만5000개의 매트리스를 팔았고 지난해에는 5만개로 늘었다. 올해 1분기에만 1만7000개의 매트리스를 팔았다.
가구 할인율이 높은 곳은 온라인 쇼핑몰이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는 무조건 가격이 싸야 클릭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가구 브랜드마다 경쟁적으로 할인 폭을 늘린다”며 “경쟁사가 어떤 제품을 얼마나 싸게 파는지 주시하다가 곧바로 비슷한 제품과 할인 행사를 온라인몰 첫 페이지에 미끼상품으로 내건다”고 전했다.
‘정가 판매 의미 없어졌다’ 비판도
가구업계의 상시 세일 행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가 판매의 의미가 없어졌다’거나 ‘할인할 것을 감안해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 ‘제값을 다 주고 산 소비자만 손해보는 구조’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할인상품은 마진이 거의 없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며 “할인 행사를 찾는 소비자들이 다른 가구나 소품류도 함께 구입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계절별로 다른 세일 품목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일 행사에는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집객비용 단가(고객 1명이 매장에 들어와 제품을 구입하기까지 드는 광고·마케팅 비용)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팀장은 “2012년 1인당 집객비용 단가가 2만5000원 정도였는데 최근 1만~2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집객비용을 아껴 더 많은 혜택이 소비자에게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