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설계사는 아직 30대지만 설계사 생활은 벌써 16년차다. 그는 군 제대 직후인 23살, 다소 어린 나이에 설계사의 길을 선택했다. 스스로 LIG손해보험 영업점을 찾아가면서다. 당시 상황은 절박했다. 어린 나이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아르바이트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는 일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머니 혼자 생계를 꾸리셨죠. 흔히 말하는 저소득 가정이었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할 수 있는 모든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신문배달과 우유배달, 목욕탕 청소와 슈퍼마켓 배달원까지 안 해본 게 없습니다.”
아르바이트지만 성심을 다해 일하고, 다른 사람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성과를 내자 그를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려는 경쟁도 벌어졌다. 그러다보니 태어나서 자란 동두천 일대에서 적잖이 유명한 ‘알바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절박함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한 덕분이었다.
수백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몸에 밴 근면함과 성실함은 보험 영업에도 도움이 됐다. 설계사 초반에 겪게 되는 고생과 냉대, 좌절 등이 그에게는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즐길 수 있었다.
설계사로서 발전을 위한 노력도 계속했다. 깔끔한 옷차림과 듣기 좋은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험악해 보일 수 있는 외모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에 수십번씩 거울을 보면서 웃는 연습을 했다.
성악을 하듯 발성을 배우고, 연필을 입에 물고 정확한 발음 구사를 위해 노력했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했고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가기 시작했다.
“능력 있는 사람은 뭐든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겠죠. 전 그런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발전했고, 성과도 계속 꾸준히 좋아졌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항상 목표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의 좌우명은 ‘앞만 보고 달리자’다. 평범하지만 절심함이 깔려 있는 말이다. “절실함이 진심이 돼 고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어렵게 살아온 만큼 한 명 한 명 고객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더 마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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