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만원 올려 갈등 격화
착공 6개월 만에 전면 중단
[ 문혜정 기자 ] 서울 도심의 대표적 재개발 사업지인 왕십리뉴타운3구역 공사가 착공 6개월여 만에 전면 중단됐다. 사업비와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조합원과 조합 간 분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근 왕십리뉴타운 텐즈힐(2구역)도 입주를 앞둔 올해 초 가구당 추가분담금이 1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조합장이 해임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28일 왕십리뉴타운3구역 조합원들에 따르면 시공사 컨소시엄은 지난 26일 기반시설 공사를 전격 중단했다. 작년 11월 공사를 시작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이는 23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비례율을 104%에서 70.12%로 대폭 낮추고 공사비를 275억원 증액하는 내용을 담은 관리처분 계획안이 부결돼서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조합원은 방만경영과 급격한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다음달 1일 조합 임원 해임 총회도 열 계획이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관리처분계획이 통과되지 않으면 시공비를 못 받을 가능성도 있다”며 “무작정 공사를 진행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재개발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비례율이 낮아지면서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실시한 조합원 분양에서 전용면적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는 4억2500만원 선에서 4억9000만원으로 인상됐다. 가구당 추가분담금이 2억~3억원에 이른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비대위인 ‘왕십리3구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전수연 씨는 “왕십리3구역의 비례율은 서울에서도 최저 수준”이라며 “일반분양 물량이 전체의 50%에 달해 사업성이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조합의 운영능력이나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과 시공사 컨소시엄은 오는 7월3일께 관리처분계획안과 조합 임원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임시총회를 계획 중이다. 사업이 지연될 경우 조합의 이자비용이 월 20억원 이상 늘어난다는 내용의 우편물도 최근 조합원들에게 발송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여러 재개발 사업장이 사업기간 연장, 잦은 설계변경, 일반분양가 하락, 미분양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왕십리뉴타운은 고령의 원주민과 외부 투자자가 많아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다”고 지적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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