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은 방위산업을 민간분야에 적용하는 민·군 기술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산하 민군기술협력진흥센터의 지원을 받아 ‘구조물 안전진단 시스템’과 ‘관측탄’을 개발 중이다.
최근 고초층 빌딩과 대형 교량 등이 앞다퉈 건설되고, 기존 고층건물의 노후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구조물의 안전 여부가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 구조물 안전진단 모니터링 시스템은 건축물이 지진 등 외부적 충격과 내부 균열로 문제가 생길 때 이를 미리 감지해 경고해줄수 있다. 올해 말까지 공동 연구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조사를 타진할 계획이다.
대형 건축물은 미세한 진동으로도 균열 등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측정 장비가 있더라도 장비 자체가 전물의 진동과 함께 움직여 결과가 어긋나기 때문이다. ADD와 풍산 연구진은 군이 사용하고 있는 각종 유도무기와 함정 및 군용기에 쓰이는 초정밀 가속도계에 주목했다. 포탄의 각도와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미세한 조정을 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소형화했다.
풍산이 개발 중인 구조물 안전진단 시스템은 3개의 가속도계를 3차원적으로 장착해 ‘이상 진동’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풍산 관계자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설치도 쉬운 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향후 해외 건축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풍산은 2019년까지 포탄에 IT기술을 접목시킨 관측탄도 개발 중이다. 포탄 안에 카메라와 전송 기능을 함께 집어넣어 적진 한가운데 쏘면 떨어지기 직전에 낙하산이 펴지며 군사영상정보를 수집한다. 이 정보를 후방에 있는 포병 부대가 전송받아 포탄이 적에 근접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적진을 정찰할 수 있다. 보내온 정보를 바탕으로 추후 사격은 좀 더 정밀하게 할 수 있다.
포병부대는 일반적으로 포 사격을 할때 ‘관측반’을 운영해 포탄이 표적을 벗어났는지를 관찰해 왔다. 관측반은 대개 망원경을 사용하거나 육안으로 포가 제대로 표적에 명중했는지 판별했다. 그러나 최근 포의 사거리가 최대 40㎞ 까지 늘어나면서 판단이 쉽지 않아졌다. 이 때문에 포병 부대에선 특수부대를 적 후방에 침투시켜 관측 임무를 맡기거나 관측 없이 사격해왔다.
반면, 관측탄을 사용하면 포의 사거리가 길어져도 제대로 관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만약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우리 군이 관측탄을 갖췄더라면 보다 정확한 대응사격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대응 사격은 물론 대응 포격 이후에도 적에게 얼마나 많은 손실을 입혔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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