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울산 자동차배터리 공장 "車배터리 생산라인 3곳 모두 24시간 풀가동"

입력 2014-05-29 21:28   수정 2014-05-30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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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BMW 전기차 i3 인기 폭발
폭스바겐·페라리에도 공급



[ 남윤선 기자 ]
“생산라인 3개 모두 24시간 가동하고 있습니다.”(이민수 삼성SDI 자동차전지제조팀 부장)

29일 찾은 삼성SDI의 울산 자동차배터리 공장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2010년 처음 들어선 1라인과 지난해 10월 증설한 2, 3라인은 하루 종일 수십만개의 배터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삼성SDI는 바로 옆에 생산라인 2개를 추가로 짓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핵심 고객사인 BMW의 전기차 i3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배터리 주문이 급증해서다.

삼성SDI는 30일 주주총회 합병 결의를 거쳐 오는 7월1일 제일모직과 합친다. 제일모직의 첨단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급성장 중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확고한 최강자가 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BMW 이어 폭스바겐 잡다

지난해 말 출시된 BMW i3는 없어서 못 팔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럽과 미국, 한국 등에 배정된 올해 물량 1만2000여대는 예약이 모두 끝났다. 지난해 중순 유럽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1% 남짓이었던 BMW의 점유율은 올해 15% 선까지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BMW의 올해 i3 예상 판매량은 3만대 수준. 증권업계에선 BMW가 이런 목표를 달성하면 삼성SDI는 약 2000억원의 배터리 매출을 올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는 포르쉐, 크라이슬러에도 공급되고 있다. 조만간 페라리와 폭스바겐에서도 삼성SDI 배터리를 넣은 하이브리드 차가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폭스바겐그룹’에, 크라이슬러와 페라리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에 속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믿을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그룹 내 다른 브랜드의 차종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삼성SDI에 호재다. 유럽연합(EU)은 2015년부터 출시되는 신차에 대해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1㎞당 130g 이하로 규제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차가 아니면 달성하기 힘든 수준이다.

대기오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은 현재 수십만대 수준의 친환경차를 2020년 5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흐름을 감안, 삼성SDI는 조만간 중국 시안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제일모직 최첨단 소재기술 흡수

7월로 예정된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은 삼성 친환경차 배터리 기술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직접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제일모직은 2차전지의 핵심부품인 분리막을 만들고 있다. 분리막 성능이 좋아지면 배터리의 효율이 개선된다. 시너지가 생길 것이란 얘기다.

제일모직의 자동차용 합성수지 사업도 새 성장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배터리로 BMW, 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를 고객사로 갖게 된 삼성SDI를 통해 보다 쉽게 자동차 회사에 접근할 수 있어서다. 회사 측은 소재와 배터리를 함께 공급하는 ‘패키지’ 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90억원 수준이었던 삼성SDI의 자동차 배터리 매출은 2018년 1조38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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