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2000억 퍼담은 외국인 '흐뭇'
2분기 실적 불안감에 기관은 1조 넘게 매도
펀드환매에 비중 당장 못 늘려
[ 윤정현 / 송형석 기자 ]
삼성전자가 29일 전 거래일보다 1.88% 오른 146만원에 장을 마쳤다. 140만원대로 올라 숨을 고른 뒤 다시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의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은 극과 극이다. 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려놓은 반면, 기관은 1조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한 5월 중순 이후에도 엇갈린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 사이의 신경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vs 기관, 엇갈린 선택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약보합에 그쳤지만 삼성전자는 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대량으로 사들인 외국인의 힘이라는 평가다. 외국인들의 구애 공세는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이후 삼성전자 누적 순매수액이 2조2178억원어치에 달한다.
반면 기관은 올 들어 삼성전자 보유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누적 매도액이 1조1528억원에 달한다. 연기금만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을 뿐 금융투자(증권사), 투신(자산운용사), 은행 등은 일제히 삼성전자 주식을 내던졌다. 증권사들의 프로그램 매매가 주를 이루는 금융투자는 올 들어 610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를 쇼트 전략(공매도)으로 대응한 증권사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주요 펀드들도 올 들어 삼성전자 편입 비중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5.09%를 보유했던 KB밸류포커스는 13%대로 비중을 낮췄다. 11.54%를 삼성전자로 채웠던 신영밸류고배당도 2월 말 기준 10.76%로 비중을 조정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이 회장의 입원 소식이 전해진 지난 12일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투신권은 삼성전자 주식 115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은행 역시 195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2분기 실적에 쏠린 눈
전문가들은 기관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이유로 ‘실적’을 꼽는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올해 초 9조4000억원에서 29일 현재 9조원까지 내려왔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시장에서 재고 정리로 1분기보다 휴대폰과 태블릿PC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 추정치를 9조1000억원에서 8조5000억원으로 내려잡았다.
기관이 매수 타이밍을 놓쳤다는 분석도 있다. 추격 매수세에 나서기엔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주가가 올랐다는 설명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빠질 때 삼성전자 비중을 다시 높인다는 전략을 세운 곳이 많다”며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어 기관의 예측처럼 주가가 조정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독립리서치 올라FN의 임홍빈 대표도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휴대폰 업종은 성숙산업으로 이익이 크게 늘기 어렵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배구조 재편을 계기로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정현/송형석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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