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혜택 주고 공모주 10% 우선권까지
삼성SDS·쿠쿠전자 공모 앞둬 인기몰이
이 기사는 05월28일(17: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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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까지만 해도 거래가 뚝 끊겼던 투기등급 채권이 다시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고위험 채권을 30% 이상 편입해야 하는 ‘분리과세형 하이일드펀드’는 출시 한 달만에 1200억원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작년 9월 동양사태 이후 마비되다시피 했던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채권펀드에도 ‘공모주 효과’
정부가 작년말 하이일드펀드 투자자에게 분리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채권안정화 대책’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대기업 채권도 믿지 못할 판에 비우량 채권에 목돈을 넣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분리과세 한도가 1인당 5000만원이어서 부유층을 유인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분위기가 확 달라진 건 지난달 말부터다. 편의점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공모주 10% 우선 배정권’이 알려져서다. BGF리테일은 이달 초 상장할 때 18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고, 첫 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35% 급등했다. 하반기엔 삼성SDS 쿠쿠전자 등이 대어급들이 줄줄이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서울도곡지점 PB(프라이빗뱅킹)부장은 “관련 규정이 늦게 개정되는 바람에 BGF리테일 공모주를 실제로 배정받은 하이일드펀드는 없었다”며 “하지만 공모주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하이일드펀드에 한 번에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씩 넣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분리과세형 하이일드펀드의 설정액은 이달 23일 기준 1256억원(21종 펀드)이다. 지난달 18일 첫 상품이 나온 지 한달여 만이다. 정규윤 금투협회 본부장은 “하이일드펀드로 몰린 자금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회사채로 재투자되는 식이어서 자본시장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흥국·KTB자산운용 등이 내놓은 21개 공·사모형 하이일드펀드의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다. ‘KTB 공모주하이일드 사모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0.57%로 앞서 있다. 손석찬 KTB운용 상품개발팀장은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일부 비우량 회사채에서 부도가 발생해도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구조”라고 자신했다.
◆다시 온기 도는 회사채 시장
투기등급 채권 가격도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고위험·고수익 채권으로 분류돼 온 현대상선(신용등급 BB+) 동양증권(BB+) 웅진에너지(CCC) 등이 대표적이다.
만기가 2016년 4월인 ‘현대상선 176-2회’ 채권은 28일 장내 일반채권시장에서 평균 9000원(액면가 1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거래가격(7800원선)과 비교하면 15% 이상 뛴 수치다. 지난달 말 1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부문 매각 소식을 계기로 현대상선의 자구노력이 평가받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동양증권이 발행한 일부 후순위채 가격은 이미 액면가를 회복했다. 78회 채권은 동양사태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22일 1만원을 뛰어넘었고, 이날은 평균 1만159원에 거래됐다. 작년 말만 해도 이 채권의 거래가격은 평균 7000~8000원에 불과했다.
‘웅진에너지 3회’ 채권의 평균가는 이날 8803원으로 마감했다. 4월 초(7700원) 대비 14% 비싸진 가격이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연 21.5%에서 14.5% 수준으로 급락했다. 정대호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 팽배하던 불안심리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경기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다 일부 기업들이 발빠른 구조조정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재길/이태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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