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 기술박람회 주목할 만한 제품 4가지

입력 2014-05-30 16:35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군 기술협력 박람회에는 국내 최초의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모형)등 이미 알려진 국산 무기 체계를 비롯해 200여개 국내 기업이 내놓은 군용 장비가 전시됐다. 그 중 주목할만한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소개한다.



#적의 저격병 원천 봉쇄

1990년대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로 진입하던 미 해병대 1개 중대가 이라크 저격병(주바) 2명에게 저지되는 사건이 있었다. 저격병에게 당한 병사를 다른 병사가 구하러 가자 이라크 저격병은 또 다시 그를 공격했다. 이 장면이 보도채널 CNN으로 생중계되면서 미 국방부는 저격수 감지 시스템을 긴급히 도입했다.

국내 중소기업 자인테크놀로지는 이같은 저격수 감지 시스템을 미국, 프랑스, 폴란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5번째로 국산화 했다. 초음파유량계 등 계측 장비를 만드는 이 회사는 2010년 국방과학연구소 산하 민·군 기술협력진흥센터에 해당 제품을 국산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작년 11월 시범개발을 마치고 이번 박람회에 제품을 전시했다.

제품은 마치 도깨비 방망이 처럼 생겼다. 구(球) 모양의 지지대에 7개의 마이크가 달렸으며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가 장착된 컴퓨터와 연결돼 있다. 아군이 적 저격병에게 공격받으면 적이 쏜 탄환의 충격파를 마이크 7개로 받은뒤 그 시간차를 분석한다. 그 결과 최대 1000m에 전·후방에 있는 적 저격병의 위치를 각도 3도 오차 이내로 잡아낸다. 이를 도심시가전, 요인보호용, 지휘 차량 부착용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신민철 대표는 “저격병 감지 장비를 도입했다는 것 만으로 적 저격병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며 “향후 보병 개개인이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제품을 소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병들에게 기존 군화 대신 기능성 군화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트렉스타는 2011년부터 군에 기능성 전투화를 공급하고 있다. 2011년에는 20만켤레를, 2012년과 작년에는 각각 32만켤레, 52만켤레으로 공급량을 늘렸다. 기존 제품보다 켤레당 무게를 150g 이상 줄였고, 개인별로 발에 꼭 맞도록 조여주는 네스트핏 기술을 도입했다. 새로 입대하는 장병 모두가 이 기능성 군화를 지급받는다. 이후 신병 훈련소에서 장거리 행군을 할 때 발에 물집이 생겼다는 얘기는 현격히 줄어들었다. 방위사업청은 2017년께 현재 구형 전투화와 신형 기능성 전투화를 각각 1켤레 씩 지급하던 것을 기능성 전투화 2켤레로 바꿀 에정이다.

트렉스타는 이번 박람회에서 각 군의 환경에 맞는 다양한 전투화를 선보였다. 방수투습기능이 좋은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하고 ‘아이스그립’이라는 합성수지 소재를 밑창에 달아 빙판길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특히 공병대에서 사용하면 활용성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김지혜 계장은 “군용 전투화를 보급하면서 군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 속에서도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는 탐조등

수중에서 작업하는 해양 구조사는 물속에서 쓰는 탐조등 배터리를 갈기 위해 2시간 마다 작업을 중단하고 뭍으로 올라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장비를 줄에 매달아 뭍으로 끌어올리고 배터리를 갈아 다시 내려보내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탐조등 제조업체인 일진하이테크는 이 점에 착안해 2010년 탐조등에 널리 쓸 수 있는 무전극 배터리를 개발했다. 전극이 없어 물이나 인체 등 다른 매질(媒質)에 닿아도 전류가 흐르지 않고, 따라서 물속에서도 배터리 교체작업이 가능하게 됐다. 일진하이테크는 회사가 만드는 전 제품에 새로운 배터리를 달았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제품의 ‘완전 방수’가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지진 해일이 구조 현장이나 화재가 나 스프링쿨러가 작동하는 현장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2년 정부 조달 경쟁입찰에서 특수부대와 육·해·공군, 소방서 등이 사용하는 전술 탐조등 사업에서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체온 보호하는 구명동의

최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일반에 널리 알려진 것처럼 해상 조난사고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저체온증이다. 전문 구명동의 제조 업체인 씨울프의 김재홍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신형 구명동의를 개발했다. 목, 가슴, 사타구니 등 사람이 체온을 가장 많이 빼앗기는 부위의 온도를 지켜주는 데 목적을 뒀다. 열손실률이 낮은 재료를 사용하고 보온 커버를 달았다. 해양 화재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안면을 보호하는 방염 장비를 부착해 생존성을 대폭 늘렸다.

작년 매출 20억원 가량의 이 회사는 2012년 해양경찰청에 부양식 구명동의 2600벌을 공급했고, 올해도 추가로 1200개를 납품할 예정이다.

일산=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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