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상장]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 힘받나…유력 시나리오 보니

입력 2014-06-03 09:34   수정 2014-06-0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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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경 기자 ] 삼성에버랜드가 3일 상장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삼성그룹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고리 정점에 서 있는 회사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2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통해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는 한편 삼성그룹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에버랜드 상장으로 순환출자 해소…지주사 전환?

이날 삼성에버랜드는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추진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달 중 주관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윤주화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상장을 통해 각 부문의 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기술, 인력, 경영인프라를 확보해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이 에버랜드를 상장시켜 순환출자 고리를 없애고 지주회사 체제로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 계열사가 지닌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외부인들에게 블록딜(대량매매)로 넘길 경우엔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공모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삼성카드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이 모두 18.4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후에는 순환출자 계열사들이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자사주를 높이는 데 활용할 것이란 게 박 연구원의 진단이다.

이 회장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확고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등은 최대주주 관계자 지분율이 20%미만이며, 상속으로 지분율이 일부 상실될 경우 지배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자사주를 최대한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각 지주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 지주회사가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하고 삼성생명은 중간지주회사로 전환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삼성SDS 상장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불을 지피는 과정이었다면 삼성에버랜드 상장은 '진짜' 개편이 시작됐다는 의미"라며 "지배구조 변환의 핵심은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가 돼 실질적인 지분율로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몇 단계의 인적분할 없이 지주회사 전환은 엄청난 자금이 소요될 것이므로 향후 3~4년 기간을 정해놓고 단계별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봤다.

◆ 에버랜드 상장 소식에 삼성그룹주 일제히 상승

이날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 소식에 삼성그룹株 주가는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오전 9시3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만7000원(2.54%) 오른 14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홍콩 CLSA증권은 삼성전자가 1년 6개월 안에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분할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240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삼성SDI도 4.62% 뛰었다. 삼성카드와 삼성물산도 각각 4.95%, 4.25% 상승했다.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보유해 이 부회장에 이어 2대 주주인 KCC 주가는 7% 이상 급등했다.

한경닷컴 권민경/이지현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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