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HD 2배 선명한 화질에 레이저 포커스 기능 장착
소비자 마음 사로잡아 G2 때보다 2배 더 팔려
[ 전설리/박병종 기자 ] 지난 2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온라인 휴대폰 쇼핑몰 사무실.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쳐진 책상엔 10여명의 텔레마케터들이 모두 통화 중이다. 사무실에 누가 들어오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바쁜 모습이다.
사무실 한쪽에선 스마트폰 제품을 포장하느라 분주하다. 빠르고 능숙한 손놀림. 제품을 찾으러 왔다고 말하자 담당직원은 “너무 바빠 고객 응대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양해부터 구했다. 그는 “G3 판매를 시작한 후 스마트폰 판매량이 평소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며 “주문량의 70%가 G3”라고 설명했다.
○G2 대비 두 배 이상 팔려
LG전자가 지난달 28일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G3의 인기가 뜨겁다. G3는 지난 2일까지 하루 2만~3만대가량 팔려 나갔다. 닷새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넘어섰다.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폰 가운데 최단 기간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초 선보인 ‘G2’의 초기 국내 시장 판매량은 하루 1만대에 못 미쳤다. G3의 판매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른 셈이다.
삼성전자가 3월 말 내놓은 경쟁제품인 ‘갤럭시S5’는 판매 초기 국내 시장에서 하루 평균 7000~8000대가량 팔렸다. 3월 말과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 당시엔 순차적 영업정지 조치로 SK텔레콤만 정상영업을 했다. 수치만 놓고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다. 그러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이 각각 60%와 20%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판매량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신감 붙은 LG, 총공세 나서다
G3 판매량이 늘어난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LG전자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 지난해 G2를 내놨을 때 LG전자는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상당 부분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저조해 마케팅 비용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기 어려웠다. 스마트폰 보조금에 포함된 제조사 장려금을 크게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휴대폰 사업이 2년 연속 흑자(2012년 593억원, 지난해 709억원)를 내며 실탄이 비축됐다. 전략도 바꿨다. ‘손익 개선’보다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G3가 G2보다 많은 세계 유통망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G3는 약 100개국 170여개 통신사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G2 유통망은 90개국 130여개 통신사였다.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도 G3 판매량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일명 ‘5월 대란’이다. 통신 3사는 지난달 말 영업정지가 끝나기가 무섭게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업을 재개한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통신사를 바꿔 가입하는 것)는 5만건을 웃돌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의 배 이상에 달한다.
○소비자 마음 사로잡은 카메라
이용자들이 전화통화 이외에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쓰는 기능 가운데 하나인 카메라 기능을 크게 개선한 것도 주효했다. G3는 ‘레이저 오토 포커스’ ‘OIS(optical image stabilizer·광학식 손떨림 보정) 플러스’ 기능 등을 넣어 초점을 빠르게 잡아주고 또렷한 사진을 찍는다.
국내 최초로 풀HD(1920×1080)보다 두 배 선명한 쿼드HD(2560×1440)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찍은 사진을 보다 생생한 화질로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 혁신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고 삼성전자 제품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 이용자들이 G3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설리/박병종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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