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통사 간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이 해소되기 이전 관련 문제가 불거져서다.
유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 초고속인터넷 경우, 시장 점유율이 50%를 밑돌았음에도 상당기간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됐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2007년부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이용약관 승인을 받아야 했다. 약관인가 사업자는 신규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규제 당국으로부터 약관심사를 받아야 한다.
2007년 말 KT의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48.4%, 가입자 기준 시장 점유율은 44.1%를 기록했다. 방통위는 당시 KT의 점유율이 50%를 넘느냐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배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필수 설비의 진입 장벽이 있을뿐 아니라 결합상품을 통한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는 것.
KT의 초고속 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2006년 52.1%, 2007년 48.4%, 2009년 47.6%, 2009년 45.0%로 꾸준히 하락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약관 인가대상 제외는 2009년 12월에 이뤄졌다.
한편 방통위는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인가 대상 사업자로 계속 지정했다.
방통위는 당시 "SK텔레콤의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56.7%, 가입자 기준 시장 점유율은 50.3%로 높다"며 "주파수 자원 제한에 따른 진입 장벽이 존재하고, 선발 사업자의 마진폭이 큰 상황이어서 인가대상 사업자로 계속 지정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2008년과 비교해 현재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초부터 '점유율 50% 사수'를 공언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하성민 사장과 박인식 사업총괄 사장을 필두로 점유율 50%를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며 "한편에서는 요금 인가제 폐지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금 인가제는 시장 지배력 사업자를 규제하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쏠림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 인가제 폐지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KT의 초고속 인터넷 인가사업자 지정 해제 사례를 보면, 인가제가 현행법상 시장 지배력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규제이며, 최소한의 방지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정부의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며 "SK텔레콤의 실질적인 독점력이 완화될 때 요금인가제를 재검토를 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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