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강타한 '힘내라 증권맨'…웃어야 돼, 울어야 돼?

입력 2014-06-09 14:31  

[ 이지현 기자 ] "오늘 저녁은 '코스피 종가'값만 내고 먹으세요."

국내 증시 불황을 고려해 '코스피 가격'만 받겠다는 외식업체가 등장했다.

증권업계에선 "주머니 사정은 가벼워지고 시름은 깊어진 증권맨을 대변하는 이벤트"라며 씁쓸한 환호를 보내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이벤트는 외식 브랜드 사업 전문업체인 '썬앳푸드'가 진행하는 것으로 유진투자증권 본사 지하에서 운영하는 음식점 3곳에서 이 이벤트를 내걸었다. 증권사 임직원들이 행사 대상이다.

매일 오후 5시부터 당일 코스피 종가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일부 메뉴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이날 코스피가 2010선에 거래를 마쳤다면 이 음식점에서 지정한 음식 중 하나를 2010원에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변동됨에 따라 매일 음식 가격이 달라진다.

이날 오후 1시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987.62. 1987선에서 마감할 경우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일부 메뉴를 1980원에 먹을 수 있는 셈이다.

해당 이벤트를 진행하는 썬앳푸드의 한 관계자는 "3개 음식점의 여의도지점이 머리를 맞대 생각한 이벤트"라며 "썬앳푸드 본사에서도 허가가 떨어져 오는 8월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불황으로 인해 여의도 전체 분위기가 축 처지는 것 같아 진심으로 응원을 전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흡사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당시 매출은 평소에 비해 20~30% 정도 뛰었다고.

썬앳푸드 관계자는 "여의도 지점들이 개점 초기에 비해선 확실히 매출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증권사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식비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증권가는 웃지도, 울지도 못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소형 증권사의 한 홍보관계자는 "'힘내라, 증권맨'이 음식점의 이벤트가 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증권사 불황을 전형적으로 대변한 것"이라는 목소리다.

증권가 칼바람이 불고 증권맨들의 지갑도 얇아지면서 여의도의 먹거리 풍경도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이날 GS리테일에 따르면 여의도 지역의 편의점에서 팔리는 도시락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전날 기준으로 여의도 지역의 도시락 판매는 2012년 대비 36.7% 늘었고, 지난해 대비해선 24.6%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도시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식 문화도 바뀌고 있다.

대형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예전에는 값비싼 음식점을 예약해 회식을 했는데 최근에는 지방 증권사 지점으로부터 현지 음식을 공수해 먹는다"고 전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회사가 어렵다보니 아무래도 좋은 곳에서 회식을 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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