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위축에도 수입차 '씽씽'…올해 판매 24%↑

입력 2014-06-09 21:22  

디젤·하이브리드 차량 등 연비 좋은 차로 소비자 공략

5월은 전년 대비 14% 늘어…브랜드별 판매 BMW 1위



[ 강현우 기자 ] 세월호 참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는데도 수입차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이 작년 5월보다 1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의 지난달 내수 증가율이 3.4%에 그치고, 기아차는 오히려 8.2% 줄어드는 등 국산차가 고전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가솔린 위주의 국산차에 비해 디젤 하이브리드 등 선택의 폭이 넓고 20~30대 구매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5월 누적 판매량 23.9% 증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달 수입차 신규 판매 대수가 작년 5월보다 14.2% 늘어난 1만5314대로 집계됐다고 9일 발표했다. 5월 연휴에 따른 영업 일수 감소, 일부 모델의 물량 부족 등으로 지난 4월보다는 8.4% 감소했다.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7만6460대로 작년 같은 기간 6만1695대에 비해 23.9% 늘었다. 작년 연간 판매량 15만6497대의 절반가량을 다섯 달 만에 달성했다. KAIDA는 올해 수입차 판매가 18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3~4년간 매년 20% 내외씩 성장해온 추세에 비춰 18만대는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별 5월 판매량은 ‘강남 쏘나타’ 520d를 앞세운 BMW가 3212대로 1위를 차지했다. BMW는 작년 12월부터 6개월 연속 월간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폭스바겐이 지난달 2690대를 판매하며 2479대에 그친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젊은 층을 주 타깃으로 하는 미니가 4월 대비 두 배 늘어난 601대 팔려 도요타, 렉서스 등을 제치고 6위에 올랐다. 미니는 지난 4월 7년 만에 대폭 업그레이드한 3세대 미니 쿠퍼 등 3개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스포츠카부터 최고급 세단까지

업계에선 수입차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재희 KAIDA 회장(포드코리아 사장)은 “수입차가 선전하는 1차적인 배경은 선택의 폭이 넓어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을 만족시켜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20~30대를 주 고객으로 하는 미니 외에도 대당 4억원을 넘는 최고급 세단 롤스로이스가 지난달에만 4대 팔렸다. 2억~3억원대 고급 세단 벤틀리도 30대, 고성능 스포츠카인 포르쉐도 237대가 각각 판매됐다.

디젤과 하이브리드 등 고연비 모델에서도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BMW는 중형 세단인 5시리즈 내에 디젤 모델만 기본형인 520d와 주행성능을 개선한 520d x드라이브 등 7개 모델을 판매한다.

폭스바겐은 국내 판매 중인 22개 모델 가운데 15개가 디젤이다.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수입차 시장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파사트, 제타 등 주력 모델을 8% 할인 판매했고 포드는 4700만원인 링컨 MK-Z를 400만원 내려서 팔기도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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