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적합 업종, 경쟁력 감소 … 자생력 떨어뜨린다"

입력 2014-06-10 15:02  


“보호는 날개 없는 새를 만든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중소기업이 스스로 날 수 있는 날개를 꺾는 제도다.”(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카카오톡, 마이크로소프트도 초기 자본은 소액이었다. 특정 업종을 중소 규모로 제한 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부정적 경제 효과는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을 단편적으로 접근한 탓이라란 진단이 나왔다. 6월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다.

이날 세미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핵심 쟁점 사항과 문제점, 개편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렸다. 올해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실시된 지 3년째로 제조업 적합업종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해다.

발표를 맡은 이병기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실시된 2011년 이후 적합업종 대상 품목의 노동생산성 증가율과 품목비중 등이 감소했다” 며 “적합업종에 선정된 중소기업의 자구력, 경쟁력 강화 노력이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적합업종 재지정에 앞서 적합업종의 경쟁력 향상 노력을 엄격히 평가해야 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준이 구속력을 갖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같은 제도는 없다” 며 “중소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적합 업종 제도는 점진적 폐지가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확대 지정’에 초점을 맞춘 안승호 교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한계는 주력 판매품목으로 업종을 지칭하는 낡은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잦은 서비스업을 하나의 업종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과점에서 커피를 팔고, 커피전문점에서 패스트푸드를 파는 게 현대 서비스업 시장의 상황이라는 것.

안 교수는 카카오톡을 사례로 들어 “사람들은 카카오톡을 인터넷 메신저 업체로 알고 있지만 회사 수익의 대부분은 게임에서 나온다”며 카카오톡을 어떤 업종으로 분류할 것인지 반문했다.

대기업이 사업영역 확대와 업무 다각화를 위해 진출하는 업종을 지정한다는 동반성장위원회 측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산업 사이클에 따라 유기적으로 사업 전환을 하며 살아남는 게 기업” 이라며 “업무다각화를 적합 업종 기준으로 내세운 건 산업 생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에 대한 점진적 폐지로 입을 모았다.

양준모 교수(연세대 경제학과)는 “3년 동안 대기업의 손발을 묶어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업종을 재지정한다는 것은 우려스럽다” 며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동반도 성장도 없이 피해만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한현옥 교수(부산대 경제학부 )는 “시장이란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이 많은 업종이 영원히 그 구조를 이어간다고 볼 수 없다”며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이 있다는 전제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이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업종에 상관없이 중소기업이라 불리한 부분을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며 “업종 단위가 아닌 개별 기업단위의 중소기업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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