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업 리포트]생활형 레저용품, 과학기술 접목해 세계시장 노린다

입력 2014-06-10 19:49  

[유정우 기자] "우리나라는 4대강이 있고 삼면은 바다죠. 당연히 가장 기대되는 산업분야가 수상스포츠쪽인데 독창적인 융복합 기술로 제품을 상용화하려는 의지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술기업과 대학간의 산학협력을 통해 IT융합 라이프자켓과 접이식 소형보트를 개발한 오일영 상명대학교 교수(스포츠산업과)는 스포츠 분야 기술개발(R&D)에 대한 미흡한 지원과 관련 업계의 인식 부족 등을 아쉬워하며 이같이 말했다.

상명대 스포츠산업연구소는 지난 2011년 8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산업 기술개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3년간 30억원을 투자 받아 안전성과 편의성은 물론 IT 융복합 기술을 접목한 수상 레저스포츠 장비 개발에 매진해 왔다.

▷수상 레저용품, IT 과학기술을 만나다… 다양한 신기술 제품 선보여

지난달 16일 인천시 송도 센트럴파크 보트장에서 열린 연구 결과물(시제품) 시연회에는 공동 개발팀으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레저형 보트 전문기업 우성아이비 임이영 부사장과 라이프 자켓 제작 유통업체 티온 손향미 대표 등 연구진 및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지난 3년간 개발한 첨단 기술력을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건 GPS(위성항법장치)가 장착된 IT융합 라이프 자켓. 개발을 주도한 손미향 티몬 대표는 "이 자켓은 위급상황에 대비해 위치추적기를 탑재했고, 물 속에서의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 원단 속에 발열제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라며 "3D 패턴을 적용한 인체공학 설계로 기존 제품에 비해 착용감 또한 크게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세계 레저용 카약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제품도 등장했다. 보통 나무나 플라스틱 소재가 주를 이루는 카약 시장에 이동이 편리한 공기주입식(Inflatables) 장점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공간지' 소재 기술 등을 적용한 다기능 접이식 보트를 처음 선보인 것.

공간지란 원단의 상,하 구조에 수십만 가닥의 폴리에스테르 실 조직을 짜 넣어 공기 주입시 보트의 나선형의 각진 외관 등을 유지시켜 속도감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소재다.

임이영 우성아이비 부사장은 "공기주입식 카약은 이동이 간편해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제품에 바람을 넣으면 원형을 유지하려는 성질 때문에 딱딱한 카약과 같은 모양을 구현 할 수 없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특수소재(공간지)가 보트의 수평력 유지에 탁월하기 때문에 상용화 제품이 완성되면 유럽과 북미 등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완제품 론칭·해외 마케팅 등 사후 지원책 마련 절실

아쉬운 점도 있다. 스포츠산업의 경우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중소 기술업체와 연구 기능을 갖춘 대학간의 산학 협력으로 진행된 기술개발 지원이 완제품 수준의 단계까지만으로 한정되있기 때문이다.

오일영 상명대 교수는 "스포츠분야 국책 연구 사업으로 기술개발까지는 순조롭지만 결국 시장에 나서야 할 완제품 보완과 해외 마케팅 등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 조달에 실패해 주저 앉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스포츠산업체와 기술 기업의 영세성을 감안해 정부 R&D 지원도 판로 개척이나 해외 마케팅 지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후 지원책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근 스포츠산업에 대한 산업적, 경제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스포츠산업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지대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스포츠산업 5계년 육성계획 발표했다. 지난 4월에는 총 87억원을 투입해 스포츠산업기술 연구개발을 지원 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국가재정운용계획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연구개발 총 예산은 전년대비 5.3%(8,533억원) 증가한 16조 8,777억원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은 최근 100억원을 들여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설 대표팀 봅슬레이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우리 기술의 스포츠용구 개발을 위해 대기업의 민간 투자까지 동원되는 마당에 16조원 수준인 정부 연구개발 총 예산중 100억원도 못미치는 기술투자로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스포츠산업의 융복합 기술 개발을 꾀하겠다는 계획에 무리가 있는건 아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할 때다.

송도=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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