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배 비싸도 불티나는 '때르메스' 비결

입력 2014-06-10 21:42   수정 2014-06-11 03:45

'요술 때밀이 장갑' 배향섭 정준산업 사장

자작나무 섬유로 만들어 비누 묻혀도 때 잘 밀려
한 달에 10만개 이상 제조



[ 조미현 기자 ]
일반 때타월보다 30배 비싼 때타월(6000원)이 있다. 고객들은 이 때타월을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에 비유해 ‘때르메스’라고 부른다. 정준산업의 ‘요술 때밀이 장갑’ 얘기다.

대구 달서구 대명천로에 있는 정준산업의 배향섭 사장(72)은 “협력공장 세 곳에서 생산하다 주문이 몰려 지난해 12월 직영공장을 따로 냈다”며 “한 달에 10만개 이상 때밀이 장갑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때타월로 씻을 땐 물에 10분 이상 몸을 담그는 것이 좋다. 하지만 정준산업의 ‘요술 때밀이 장갑’은 비누 거품을 충분히 묻혀서 사용하기 때문에 샤워를 하면서도 때를 미는 효과가 있다.

요술 때밀이 장갑은 배 사장의 아들 배정준 씨(39)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정준씨가 대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아버지는 당시 몸이 아픈 할머니를 씻길 때 항상 네모난 초록색 ‘이태리 때타월’을 썼다. 하지만 비누를 묻히면 때가 밀리지 않고, 비누를 묻히지 않으면 까칠해서 할머니가 불편해했다.

경북테크노파크에서 지원을 받은 정준씨는 러시아산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천연섬유를 쓰면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다는 걸 알아냈다. 문제는 직조 방법이었다. 때를 벗길 수 있을 정도로 표면을 거칠 게 만들려면 실을 꼬아야 한다. 하지만 금세 난관에 부딪혔다. 꼬인 실로 짠 때밀이 장갑을 물에 적시자 장갑이 줄어들었던 것.

그는 시행착오 끝에 꼬인 실끼리 다시 꼬면 물에 젖어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이 같은 직조방식은 특허로 등록했다.

아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건 아버지 배 사장이었다. 우선 특허받은 ‘요술 때밀이 장갑’을 대량생산하기 위한 기계가 필요했다. 인견으로 유명한 경북 영주시 풍기읍, 섬유의 고장 대구 등지를 돌아다니며 업체를 수소문했다. 배 사장은 “새로운 직조방식을 적용한 기계를 제작하는 데만 2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정준산업이 빛을 보게 된 건 불과 2년이 채 안 됐다. 요술 때밀이 장갑은 지난 10여년 동안 병원, 요양원 등에서 환자에게 사용되다 입소문을 탔다. 제품이 인기를 끌자 유사 제품도 나오고 있다. 배 사장은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정준산업 제품으로 오해하는 고객이 많아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대구=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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