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서울대 마지막 강연서 "'보수논객'은 고정관념"

입력 2014-06-11 17:05   수정 2014-06-11 21:48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11일 서울대 초빙교수로서의 마지막 강연에서 "우리나라는 불신사회"라며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쇠퇴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신에게 붙은 '보수논객'이란 꼬리표에 대해선 편견으로 일축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서울대 IBK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진행한 언론정보학과 전공선택과목 '저널리즘의 이해' 종강연에서 "어느 사회나 갈등이 있지만 우리는 되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균열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후보자는 '바르게 자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꼽았다.

그는 "숲을 보면 나무가 자연의 질서 안에서 해를 좀 더 받기 위해 애를 쓴다"며 "젊은 사람들도 남한테 의지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자립해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가 말하는 '자립'은 사회적으로는 '복지에 기대지 않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는 "'복지를 더해 달라', '버스를 공짜로 태워달라'며 기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노약자나 장애인처럼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자기 힘으로 걸을 수 있고 자기 힘으로 살 수 있으면 자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문 후보자가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등 언론인 시절 쓴 다수 칼럼에서 주장한 바와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어떤 사람은 이런 주장을 보수의 논리라고 하는데 이는 인간 삶의 문제"라며 "숲 속 식물이 그렇듯 국민 각자가 독립적으로 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극단적 민주주의의 결과로 입성한 민주권력인 독일의 나치는 어머니를 잡아먹는 살무사처럼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소수의 인권, 소수의 자유도 있는데 이를 다수가 짓밟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여론에 휘둘려 편견을 만들기도 한다"며 "문창극하면 보수논객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완전 고정관념"이라고 반농담조로 말했다

이날 3시간짜리 수업은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문 후보자는 서울시험이 있는 방학 전 마지막 수업시간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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