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훈 기자 ] 방위사업청이 추진 중인 1조4000억원 규모의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이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업체 간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공군 최신예 전투기인 F-15K는 유사시 독도 상공에서 30분밖에 머무를 수 없다. 그러나 공중급유기에서 연료를 다시 보급받을 수 있으면 전투기의 작전 시간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국방부는 작년 1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2020년까지 공중급유기 4대를 해외에서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예산 규모는 1조4000억원이고 이달 말까지 입찰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 중 군 안팎에서 유력 기종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미국 보잉의 ‘KC-46A’(사진)와 유럽 에어버스 D&S의 ‘A330-MRTT’이다.
보잉 KC-46A는 미 공군이 기존에 운용 중인 공중급유기를 대체할 목적으로 현재 개발하고 있는 기종이다. 보잉은 1957년 B707 여객기를 공중급유 전용기인 KC-135로 개조해 지금까지 수백대를 미 공군에 납품했다. 우리 군이 도입한 F-15K의 제작사이기도 해 호환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민항기로 팔리는 B767-2000기종을 개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품을 공유할 수 있고, 작전지역 인근의 핵공격에도 버틸 만큼 기체도 강화했다는 게 보잉 측의 설명이다.
에어버스는 MRTT가 지금까지 총 7개국에 42대가 팔린 최신예 기종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지난달 방한한 파블로 퀘사다 군용기판매부문 이사는 “미군과 달리 한정된 수의 급유기를 도입하는 한국은 급유와 수송 같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최고 성능의 비행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보잉과 에어버스가 유력 주자로 거론됐지만 이스라엘 IAI가 중고 민항기를 개조한 모델을 대폭 할인한 가격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혼전 양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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