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개조가 먼저다] 지방의회 의장 감투 놓고 벌써부터 '진흙탕 싸움'

입력 2014-06-11 21:11   수정 2014-06-12 04:36

(2) 견제·감시 안받는 지방권력


[ 강경민 / 임호범 기자 ] 민선 6기 지방의회 구성을 한 달가량 앞두고 벌써부터 지방의회 의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지방의회 의장 선출을 놓고 선거 담합 논란 및 금품수수 의혹 등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됐다.

1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중진 의원들은 의장 선출을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의장 출마 사실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중진 의원들이 동료 의원들을 대상으로 물밑작업을 벌이면서 의원 간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다.

지방의회 의장은 다수당 소속 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거나 의원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중진의원이 선출된다. 문제는 의장 선출이 대부분 다수당의 밀실 담합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시의회다. 서울시의회는 2010년 지방선거 직후 의장단 구성을 앞두고 밀실담합을 했다는 의혹이 2012년 6월 중순께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서울시의회는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허모·박모 의원이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맡기로 합의문을 작성했다가 논란이 되자 담합 내용을 파기하고 표결로 새 의장을 선출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대구·경북지역에선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에게 금품을 돌리던 지방의원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혀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대전 유성구의회에선 2012년 일부 구의원들이 후반기 신임 의장에 대해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전반기 의장이 후반기에도 재선출됐다. 이에 후반기 신임 의장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한동안 두 명의 의장이 존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지방의원은 “의장으로 선출되면 다음 선거에서 구청장 등 단체장이나 중앙정치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며 “이 때문에 동료 의원들에게 금품을 주면서까지 의장 선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경민/대전=임호범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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