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은 선진국 경기 회복 가능성과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외국인 '사자'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세를 키우기 위해선 '소피아 부인'(유럽계 자금)이 본격적으로 쇼핑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 글로벌 훈풍으로 외국인 순매수는 '장기화'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6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달 13일부터 전날까지는 20일 연속 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매수 규모만 3조4681억 원에 달한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대외 환경을 바탕으로 외국인 순매수는 장기화될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했던 중국 A주 MSCI 편입도 보류돼 불확실성 범위를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누적 순매수가 10조 원을 넘길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중국 경기가 반등하고 유럽의 통화정책이 더해졌던 과거 경험을 고려할 때 현재 매수 수준은 5~6부 능선 정도에 이르렀다는 판단.
나머지 4~5부는 유럽계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랠리에 동참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전적으로 유럽계 자금에 달려있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계 자금은 단기적인 성향이 강하므로 일단 유입되기 시작하면 단기에 강도 높은 매수 기조가 나타날 수 있다"며 "지난 해 9월~10월 코스피가 강한 랠리를 실현했던 배경도 미국계 자금의 매수 기조에 유럽계 자금이 더해진 결과"라고 말했다.
◆ 드라기(ECB) 결단…소피아 마음 돌릴까
이날 금융감독원 외국인 증권투자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 등 중동계 자금이 외국인 순매수를 이끌었다.
반면 유럽계 자금의 대표주자인 영국은 1조3000억 원을 매도했고 케이만아일랜드와 프랑스도 각각 5000억 원, 2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4월까지도 영국은 3조 원 넘게 팔아치웠고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독일 등도 매도세가 강했다. 올 들어 지난 달까지는 유럽계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간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이달부터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등 주요국 경기 부양책 발표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룩셈부르크 등 일부 유럽계 자금은 지난 달 일부 순매수로 돌아섰다.
김 연구원은 "ECB와 미국 중앙은행의 명확한 경기 부양적 통화정책이 유지되고 중국 경기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한국 주식의 매력이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만큼 유럽계 자금 유입으로 인한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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