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휴가 비행기표는 동났는데"…항공株, 날개 잃은 이유는

입력 2014-06-12 14:02   수정 2014-06-12 14:20

[ 강지연 기자 ] 국내 대표 항공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성장과 일본인 관광객 감소 여파로 항공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이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6월 황금연휴와 원화 강세 등의 호재도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 대형 항공주, LCC 기세에 밀려 '비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5만 원대까지 올랐던 대한항공 주가는 최근 3만 원대 초반에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올 3월 장중 52주 신고가인 3만920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황금연휴가 시작된 5월 초 다시 3만1000원대까지 밀려났다.

아시아나항공도 5월 들어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3월 5260원까지 뛰었지만 지난 5일 4745원까지 추락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PBR은 각각 0.79배, 1.04배로 모두 1배 이하 수준이다. PBR 1배 이하는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 수준이거나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 한다는 의미다.

5~6월 황금연휴로 출국자 수가 늘어났고, 원·달러 환율은 1010원선으로 떨어졌다. 원화 강세는 영업비용을 달러화로 경제하고 달러 차입금이 많은 항공업체들에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최근 항공주가 황금연휴, 원화 강세 등 겹호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형 항공주 부진의 주요인으로 LCC 성장을 꼽았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들의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달 4개 LCC의 인천공항 국제선 수송인원은 전년 동월 대비 38.4% 증가했다. 이는 인천공항 국제 여객 수송인원 증가율(12.5%)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의 국제 여객 수송인원은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10.8% 증가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대한항공 전체 수송인원의 약 30%를 차지하는 환승객이 15.2% 감소하면서 여객 부진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선방했지만 여객탑승률(L/F) 중심의 영업전략을 지속하고 있어 실적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5~6월 황금연휴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며 "원화 강세, 유가 하락 등의 호재도 매출 부진을 상쇄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 돌아선 日 관광객·계열사 지원 후폭풍도

일본 관광객 급감으로 일본 노선 수익이 줄어든 것도 대형 항공주에 타격을 줬다.

인천공항 5월 여객수송량은 전년 동월 대비 9.7% 증가한 346만명을 기록했다. 노선별로 중국, 동남아, 미주, 유럽, 중동 등의 노선이 모두 성장했지만 일본 노선만 뒷걸음질쳤다. 일본 노선은 6.4% 감소한 47만1000명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역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황금 노선이었던 일본 노선이 부진하다"며 "일본에서 부는 혐한 기류와 엔저 등 환율 문제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계열사 지원에 대한 부담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10일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취득주식수는 7407만 주로 4000억 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말 자기자본 대비 14.6%에 해당한다. 이로써 한진해운에 대한 지분율은 33.2%로 증가한다.

업계에선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강 연구원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한진해운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에 연결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진해운은 연간 3500억 원 수준의 금융비용과 원화 강세 시 외환평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인해 올해 4840억 원의 순손실을 낼 것"이라며 "연결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지배주주순이익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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