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워리은행이냐"

금융가 In & Out

신한銀, 대출서류에 표기
우리銀 "조롱했다" 발끈


[ 박신영 기자 ] “아무리 경쟁 은행이라고는 하지만 너무하지 않습니까. 은행 상호를 제대로 쓰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 아닌가요?”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12일 서류 한 장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기엔 ‘우리은행’이 아닌 ‘워리은행’으로 표기돼 있었다. 서류를 발급한 은행은 신한은행. 한 고객이 금융권 전체에 있는 담보대출 규모와 이에 따른 근저당설정기관이 적힌 내역을 신한은행에서 발급받은 서류였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류에 어떻게 워리은행이라고 버젓이 표기할 수 있느냐”는 게 이 직원의 항변이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얘기할 때 우리은행을 워리은행이라고 부르곤 한다. 자신들이 다니는 ‘우리 은행’과 구분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다. 우리은행의 영문표기인 ‘Woori Bank’를 그대로 발음한 것이다. 하지만 공식 문서에 ‘워리은행’이라고 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내부 서류엔 공식적으로 우리은행의 영문표기인 ‘Woori Bank’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며 “혹시라도 영업점에서 실수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을 둘러싼 ‘이름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신한 등 8개 은행은 2005년 특허심판원에 우리은행 상표 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2009년 ‘우리은행’ 상표 등록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상호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 우리은행은 이후에도 이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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