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장관에 힘 실어줘야" 주장
[ 박기호 기자 ]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13일 “국가가 워낙 엄중한 상황에서 일을 맡게 돼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며 “다른 말씀은 적절한 시기에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저한테 주어진 일은 청문회를 성실하게 준비하는 것밖에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대의민주주의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의 헌법학자로 꼽힌다. 기본권, 사회개혁, 국가철학 분야에도 밝아 국정 운영 방식이나 정부 구조 등에 대한 창의적 제안도 많이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부위원장(위원장은 정홍원 현 국무총리)을 맡으며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갔다. “국민들이 정당은 필요 없다고 여길 정도인데, 정당이 붕괴되고 의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대의정치가 무너지고 국가 위기로 이어지는 만큼 정치권에 사람을 충원하는 과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지난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실질총리’ 개념도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제는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대통령이 철학과 비전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뽑아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것”이라며 “국무총리가 헌법상 규정에 따라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대통령의 명을 받아 부처를 총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관들에게 힘을 실어줘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고 제대로 못하면 책임을 물어 교체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법론으로 △부처 인사권 부여 △장관과 공직을 함께하는 비서실 직원 배치 △별도의 자문위원회 구성을 제시했다. 그래야 관료조직이 보여주는 저항이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공기관 개혁을 위한 외부수혈론도 제안했다. “개혁하려면 30% 정도의 외부수혈이 필요하며, 외부수혈을 무조건 낙하산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해당 조직의 이기주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당장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을 주도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그는 헌법학 외에도 동양 역사와 고전에 두루 밝고 서예와 한학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기호 선임기자 kh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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