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한입의 사치' 대전 ①] 신세계 최봉균 "'레이디M' 뉴욕의 맛 보장"

입력 2014-06-17 11:35  



'한입의 사치'로 불리는 디저트가 전성기를 맞았다. 백화점들이 불황 타개를 위해 디저트 업체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유명 디저트 업체 입점으로 집객 및 연관 구매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경닷컴]은 주요 백화점의 디저트 담당 바이어를 만나 대표 신규 브랜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디저트 바이어 업무를 시작한 지 2년2개월 만에 몸무게가 10kg이나 불었습니다. 한 달에 절반은 새 점포 발굴을 위해 전국을 뛰어다니지만 먹는 게 일이어서 몸무게가 급증하고 있어요. '먹고, 방문하고, 신뢰쌓기'가 업무의 핵심입니다."

최봉균 신세계 식품생활담당 F&B팀 바이어(33·사진)는 "잦은 출장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받지만 일본 백화점 식품관을 방문해 하염없이 케이크를 먹고 리뷰하는 일은 고역"이라고 털어놨다.

요즘 신세계는 본점 등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식품관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부산 센텀시티점이 5년 만에 식품관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최 바이어는 4월의 절반을 부산에서 보냈다. 한달새 여섯 차례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오징어먹물빵으로 유명한 '이흥용 과자점' 등 지역 맛집을 백화점에 끌어왔다.

그는 "자주 오가다보니 부산에 단골 택시기사가 생겼을 정도" 라며 "하루 종일 빵집을 전전하며 제안과 설득, 거절을 거듭하는 일상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 바이어는 일상적으로 먹거리 유행에 밝은 파워블로거 등과 연락해 지방을 비롯해 서울 홍대와 강남, 이태원 등지의 유명 빵집을 다니며 연중 새 입점업체를 찾고 있다.

그는 발품을 팔아 입점 물망에 오른 업체들과 신뢰 관계를 쌓았다. 좋은 브랜드를 백화점에 모셔오는 데 그치지 않고 신세계가 갖고 있는 마케팅 노하우를 전수해 브랜드력을 키워주고 있다. 실적 부진에 따른 퇴점을 방지하는 관리도 바이어의 업무다.

그는 "디저트 바이어는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장점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인간 관계를 맺고 본인의 노력이 눈앞에서 현실화되는 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 이라며 "최신 유행의 한복판에서 세상을 넓게 볼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현대백화점과 공동 론칭한 '몽슈슈' 이후 미국 케이크 부티크숍 '레이디M'으로 이어지는 디저트 부문 흥행 행진을 일궈냈다. 레이디M은 권위있는 레스토랑가이드 'ZAGAT'에서 3년 연속 디저트 부분 1위로 선정된 유명 브랜드다. 지난 4월 신세계가 단독 입점시켰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에서 선보인 메뉴는 밀크, 녹차, 초코 맛 크레이프 케이크 등 4 종류. 한국에서 나는 재료로 현지 맛을 더 충실히 내기 위해 고민한 결과다. 전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현지와 같은 맛을 내기 위해 본사의 일본인 파티쉐 사사키 세이치가 제작을 지휘한다. 파스퇴르유업과 원재료 계약도 맺었다.

뉴욕 플라자푸드홀에서 맛본 레이디M의 맛을 충실하게 구현하기 위해 한국 지사인 레이디엠컨벡션스코리아와 많은 논의 과정을 거쳤다.

최 바이어는 "강남지역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입점에 따른 홍보 효과와 다방면의 조력을 약속했다" 면서 "총체적인 조언과 브랜드 이미지 구현을 위한 쇼케이스 구성 등 지원사격을 약속해 단독 입점을 이끌어냈다"고 소개했다.

한 조각 7000원, 한 판에 10만 원(6만5000~9만3000원)에 육박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향후 추가적으로 입점 메뉴를 늘리고, 한국시장을 위한 전용 메뉴도 개발할 계획이다.

최 바이어는 국내 디저트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 브랜드들의 태도가 달라진 '상전벽해'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 진출 시 일본지사에서 한국시장을 같이 관리하거나 수입사를 끼고 들어왔다면 최근엔 직진출하는 브랜드들이 늘었다" 며 "신세계가 예전에 입점을 제안했을 때 단번에 거절했던 브랜드들이 요즘 호의적으로 검토하는 등 대응 방식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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