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영원한 우승 후보로 불리는 ‘전차군단’ 독일 축구 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첫 경기 상대국의 골네트에 4배수 골을 퍼 붙는 이른바 ‘四방八방 폭격’을 또다시 시현했습니다. 4대회 연속 기록입니다.
요아힘 뢰브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 대표팀은 한국시간 6월 17일 새벽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본선 G조 1차전에서 호날두 선수로 대표되는 포르투갈 대표팀을 맞아 4 대 0의 대승을 거뒀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독일의 토마스 뮐러는 3골 (전반 12분 PK·전반 추가시간·후반33분)을 몰아쳐 이번 대회에서 첫 헤트트릭을 세운 주인공이 되면서 동시 득점 선두에 나섰습니다. 독일은 월드컵 출전사에서 10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고요.
이 때문에 앞으로 월드컵 조 추첨을 할 때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31개 참가국에서 두 손 모아 드리는 ‘기도문’이 탄생할 전망입니다. “제발 독일과 한 조에 편성되지 않게 해 주세요. 그 것 마저 안 된다면 첫 경기 상대만이라도 피하도록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이처럼 기도문 마저 출현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이처럼 독일 대표팀이 월드컵 무대 첫 경기에서 유독 강한 공격력을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 독일은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이번 브라질까지 4개 대회 연속으로 ‘최소 4, 최대 8골이라는 4배수 득점 퍼레이드’를 이어 왔는데요.
예컨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독일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경기에서 무려 8골을 몰아치며 한국이 월드컵에서 갖고 있는 ‘기록’ (9골차)을 깰 뻔 했지요. 8 대 0 승리.
자신 안방에서 열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코스타리카를 첫 상대로 해 4골을 집어 넣었습니다. 4 대 2 승리.
4년 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예선 첫 경기 상대로 한국대표팀 감독을 지낸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끈 호주와 만나 네 방의 골 세례를 퍼부었습니다. 당시 호주팀은 지역 예선에서 1골 밖에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수비가 강했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4 대 0 승리.
문제는 그동안 월드컵 무대에서 독일팀과 첫 상대로 만나 이처럼 4배수의 대량 실점을 한 이들 국가 가운데 16강에 진출한 사례가 없다는 게 꼽힙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희생양인 포르투갈도 진출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얘깁니다.
독일 대표팀은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경기에선 대부분 경기력 (득점력)이 첫 경기 보다 훨씬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패배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독일과 처음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불운한 일인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가나와 미국이 그런 국가로 불릴 수 있을 듯 하지요.
한편, 이날 독일과 1차전에서 무려 네 골을 내주며 대패한 포르투갈의 경우 ‘국가 경제와 축구 성적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란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글로벌 경제계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PIGS (돼지들)’란 용어가 있는데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남유럽에 위치한 포르투갈 Portugal, 이탈리아 Italia, 그리스 Greece, 스페인 Spain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입니다.
이들 국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재정상태가 극도로 나빠진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자칫 재정 파탄 위기에 몰려 있다는 지적인데요. 이에 따라 흔히 ‘유로존의 주변국’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이번 월드컵에 모두 참가하고 있으며 포르투갈을 끝으로 1차전도 끝냈습니다. 성적을 볼까요.
먼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네덜란드와 만나 말 그대로 ‘굴욕적인’ 참패를 당했습니다. 다섯 골이나 먹고 겨우 한 골 밖에 넣지 못했지요.
그리스의 경우 1차전에서 콜롬비아와 만나 세 골을 허용하고 단 한골도 넣지 못하며 3 대 0으로 크게 졌습니다. 그나마 이탈리아만이 겨우 체면치레를 했네요. 이 나라는 때로 재정위기 국가로 손꼽히기도 하는 영국에 2 대 1로 이겼습니다.
이번 월드컵 1차전 PIGS의 성적은 우스갯소리를 섞어 풀어볼 경우 ‘이(I)’ 빠진 채 ‘폭삭(PoGS)’인 셈입니다. 이들의 1차전 성적은 대한민국에도 시사하는 게 많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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