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수위 낮아지면 KB금융 LIG손보 새주인 가능성
기관경고 또는 징계 연기시, KB와 협상 중단 가능성
이 기사는 06월18일(11: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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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그룹이 KB금융지주를 LIG손해보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아직 승부를 예단하기엔 섣부르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동양생명과 롯데그룹도 협상 무산을 대비해 ‘2라운드’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다.
LIG와 KB금융간 협상에서 남은 가장 큰 변수는 오는 26일 금융감독원 재제심위원회다. LIG손보 인수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징계안은 KB금융지주와 임영록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각각 ‘기관경고’와 ‘문책경고’의 조치를 선 통보했다. 징계 대상자의 소명이 받아들여질 경우 징계 수위가 한단계씩 낮아질 가능성이 열려있다.
◆ 26일 이전 SPA 체결 가능성...금융당국 압박
첫 째 시나리오는 26일 이전 양측이 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일이다. 징계와 무관하게 협상을 진행하는 수순이다. 양측 입장차를 이미 상당부분 좁혔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는 없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을 ‘압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미래 운명이 걸려 있으니 “징계 수위를 낮춰야한다”는 여론을 조장한다는 것. 금융감독원에서도 KB가 중징계를 코 앞두고 M&A 협상을 지속하는 것 자체를 탐탁지 않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측에서는 배타적 협상기간이 끝나는 27일부터 우선협상대상자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징계 결과를 지켜본 후 결정을 내리는 게 합리적이다.
◆징계 수위 기관주의로 낮아지면 회사 매매 계약 체결
두 번째 시나리오는 KB금융에 대한 징계가 ‘기관경고’에서 ‘기관주의’로 한 단계 낮아지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국민은행(기관경고)이나 임 회장(문책 경고)의 징계 수위와 관계없이 매각을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매각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은행법, 보험업법, 자본시장법 등 개별 법령에서도 ‘기관주의’ 수준의 징계를 문제 삼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대규모 징계에 따라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기관경고가 확정되면 LIG손보 인수(자회사 편입) 승인 논란이 금융당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게 뻔하기때문이다. 자회사 관리가 허술한 KB금융을 맡길 수 있냐는 논리다. 다만 임 회장의 문책 경고 징계가 확정되고 퇴진 압력이 거세질 경우 SPA를 체결한 이후에도 매각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KB금융에 대한 징계(기관경고)가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다. 법적으로는 기관경고를 받았다고 해서 KB금융의 인수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사업 계획이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어야 한다’는 조항과 ‘금융지주회사 및 자회사 재무 상태와 경영관리상태가 건전해야 한다’는 법률 조항 등에 위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관 경고 확정되면 협상 무산...동양, 롯데와 협상 재개
금융당국 관계자는 “KB금융이 기관경고 징계를 받게 될 경우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는 최소 3개월여간 심사를 해본 이후에 알 수 있다”며 “금융지주회사가 처음으로 기관경고를 받게 되는 사안이라 더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금융위원들이 세심하게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기 때문에 금융당국 실무자들이 KB금융이 대주주가 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사전 확인해주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3개월 후 자회사 인가를 받지 못할 불확실한 상황에서 LIG그룹이 회사 매각 계약을 체결하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게다가 구자원 그룹 회장을 포함한 LIG측 대주주들은 KB금융을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으로써 개인 이익을 회사 임직원들보다 우선하지 않았다는 ‘명분’까지 쌓았다. 노조와 회사 임직원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인수 가격과 조건이 비슷한 동양생명 또는 롯데그룹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재심의위 일정이 미뤄지는 경우도 양측 협상은 중단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자회사 승인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KB금융과 협상이 무산되면 LIG그룹은 동양생명 또는 롯데그룹과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에도 업계는 노조의 반발이 가장 심한 롯데보다는 동양생명에게 먼저 배타적 협상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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