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액은 1일 5만원으로
[ 백승현 기자 ] 근로자가 실직 후 다시 직장을 얻을 때까지 일정 기간(90~240일) 받는 실업급여의 하한액이 현행 최저임금의 90%에서 80%로 하향 조정된다. 반면 상한액은 현재 1일 4만원에서 5만원으로 1만원 오른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실업급여 상·하한액 조정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20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연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현재 고용보험법에서는 실업급여 수준을 평균임금의 50%로 하되 최저임금의 90%를 하한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라 올해 실업급여 1일 하한액은 최저임금 시급 5210원(하루 8시간 근로 4만168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3만7512원이다. 상한액은 고용보험 취지와 일반 근로자의 임금 수준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데 현재 1일 4만원이다.
고용부가 실업급여 조정에 나선 것은 2006년 이후 상한액은 8년간 동결돼 있는 반면 하한액은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올해 하한액이 상한액 대비 93.8%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일하면서 버는 근로소득보다 실업기간에 정부로부터 받는 돈이 더 많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한 달에 26일 정도 일하고 108만3680원(초과·휴일근무 수당 제외)의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취업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신청하게 되면 한 달에 112만5360원을 받는다. 실업급여는 한 달 30일 기준으로 지급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일하는 것보다 일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제기돼 왔다”며 “실업급여와 임금과의 역전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하한액을 조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다만 향후 실업급여 하한액을 하향 조정하더라도 기존 수급자의 급여수준 보호를 위해 올해 하한액인 3만7512원은 보장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5870원을 넘는 것으로 결정되면 최저임금 근로자가 받는 실업급여는 현재보다 다소 줄어들게 된다. 작년 인상률(7.2%)을 감안하면 2016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상한액이 4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월 300만원 이상 벌던 근로자는 현재 실업급여가 월 120만원에서 150만원 수준으로 오르게 된다.
한편 지난 19일까지 네 차례 전원회의를 가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는 시간당 6700원의 내년 최저임금안을 냈고, 재계에서는 동결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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